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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일의병 미서훈자 496명, 부끄러운 후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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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일의병 미서훈자 496명, 부끄러운 후손들
  • 전민일보
  • 승인 2015.09.02 10: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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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훈처, 원칙만 되풀이
- 청산된 지 못한 친일파
- 그들의 희생을 기려야

영화 ‘암살’흥행여파는 광복70주년을 맞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해주고 있다. 친일파 단죄가 이뤄지지 못한 부분은 광복70년을 맞은 현 시점에서 부끄러운 역사가 아닐 수 없다. 대다수의 친일파들은 별다른 처벌을 받지 않았고, 악질 노덕술 등 상당수가 천수를 누렸다.

최근 언론을 통해 확인됐듯이 독립운동에 앞장서온 애국지사들의 후손들은 어려운 경제적 생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애국하면 나와 후손들이 힘들다는 말이 현실로 이어지고 있으니 씁쓸하지 않을 수 없다.

이제와서 친일파 청산에 나설 수 있는 노릇도 아니고, 실효성도 없어 보인다. 그렇다고 잊혀진 과거의 역사로 치부해서도 안된다. 적어도 항일운동에 나섰던 알려지지 않은 그분들에 대한 업적을 발굴하고, 널리 알리며, 후손들이 자부하면 살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항일의명 미서훈자가 무려 496명에 달한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새정치민주연합 강동원 의원에 따르면 1974년 발행한 ‘독립운동사료집, 별집 1권’의 항일의병 판결문을 분석한 결과, 종신형 등 장기 징역판결을 받은 1067명 중 571명은 서훈을 받았다.

하지만 496명은 정부로부터 서훈을 받지 못한 것을 확인됐다. 30여년에 걸쳐 전국 곳곳을 돌며 항일의병에 관한 자료를 모아 온 의병연구가 이태룡 박사의 최근 발표와 일치하고 있다. 광복70년을 맞도록 서훈을 받지 못한 496명 중 201명이 전북출신이라 더 관심이 간다.

정부는 항일의병의 후손들에게 제적등본 등 근거서류를 제출받는 소극적인 자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광복 70주년이 된 이 시점까지도 아직까지 정부로부터 훈장을 받지 못한 항일의병에 대해 서훈은 더 이상 늦춰서 안 된다.

이명박 정부는 2008년 미서훈 의병장과 의병에 대한 자료를 국가보훈처에 넘기고, 서훈을 요청했지만 ’제적등본이 필요하다‘는 어처구니없는 답변만 되풀이하고 있다. 후손이 없거나 일제 치하에서 호적을 정리하지 않은 경우에는 서훈을 받을 수 없다.

또 하나의 천만영화로 관객들에게 울림을 전한 영화 ‘암살’의 여주인공 안윤옥은 친일파 몇 명과 일제 고관을 죽인다고 해서 해방이 되냐는 질문에 이렇게 말한다. ‘알려줘야지…우리는 끝까지 싸우고 있다’고 말이다.

이제는 후손들이 알려줘야 한다. 일제치하 36년간 30만 명이 넘는 의병이 나라를 되찾기 위해 항일투쟁에 나선 항일투사들의 정신과 희생을 기리며, 잊지 않도록 계속해서 노력하겠다고 말이다. 자신의 목숨과 가족을 뒤로하고 조국의 독립만을 위해 투쟁과 고초를 겪은 항일의병 496명에 대한 국가 서훈은 한시라도 늦춰서는 안 된다.

친일역사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부끄러운 역사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점을 우리는 망각해서는 결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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