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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각장애 2급 익산 낭산면 박춘녀씨 어버이날 국민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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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각장애 2급 익산 낭산면 박춘녀씨 어버이날 국민포장
  • 최승우
  • 승인 2007.05.07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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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환경속 3남매 사회복지사로 키워내

“잘 듣지도 말 하지도 못하는 어머니지만 저희에겐 세상에 하나뿐인 가장 훌륭한 어머니에요.”
청각장애 2급이라는 어려움 속에서도 3남매를 사회복지사로 키워낸 장한 어머니가 있다.
익산시 낭산면에 사는 박춘녀(60)씨.

땅을 일구며 먹고 사는 시골에서 이렇다 할 텃밭하나 없이 자식들을 길러낸 박씨는 장애라는 편견과 무시 속에서도 꿋꿋한 삶을 살아왔다.

박씨가 남편인 고 김남천 씨를 만나게 된 것은 지난 1973년.
비장애우였던 남편은 박 씨의 사진 한 장으로 흔쾌히 결혼을 결정, 신혼살림을 꾸렸다.
27살 신혼생활의 단꿈에 젖은 박씨는 무엇이든 열심히 해보겠노라고 집안일을 꼼꼼히 챙겼지만 가족들의 마음은 박씨의 정성을 외면했다.

당시 의사소통이 되지 않았던 남편과 시어머니에게 박씨는 말 그대로 ‘답답함’이었던 것.
처녀시절 다녔던 교회 역시 결혼과 동시에 인연을 끊어야만 했다.
독실한 기독교 집안에서 태어나 목사와 선교사 동생을 둔 박씨였지만 유교를 믿는 시어머니의 반대로 교회는 꿈도 꿀 수 없었다.

게다가 농사일에 손발도 맞지 않아 시어머니의 구박은 날로 심해져만 갔다.
첫 아이를 임신했지만 박씨에게 여유로운 시간은 주어지지 않았다.

농사일로 먹고 살아야 했던 시골에서는 임신부도 결코 자유로운 몸이 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만삭이 된 몸을 이끌고 밭일을 하던 박씨는 갑작스런 진통과 함께 그 자리에서 큰 딸 순일(34)씨를 출산했다.
단 하루 동안 몸을 추스린 뒤 박씨는 다시 일터에 나가야 했다.

아들을 낳지 못했다는 이유로 시어머니의 사랑은커녕 구박만 더욱 심해졌던 것.
하지만 시어머니와 남편에 대한 변함없는 가족 사랑으로 집안일과 농사일을 도맡았던 박씨는 둘째 지은(32)씨를 낳은 뒤 그토록 소원하던 아들 승래(30)씨를 얻게 됐다.

글을 배우지 못한 탓에 오로지 한 시간에 한번 지나는 함열행 버스만 탈 수 있었던 박씨는 ‘무슨 일이 있어도 자식들은 가르치겠노라’며 가정교육과 학교교육에 열을 올렸다.

덕분에 박씨의 세 자녀는 모두 사회복지사로 소외된 이웃들을 위해 봉사의 삶을 살고 있다.
큰 딸 순일씨는 인천시의 한 사회복지관에서, 둘째 지은씨는 면사무소 사회복지공무원으로, 막내아들 승래씨는 김제시의 한 종합사회복지관에서 일하고 있다. 

지은 씨는 “세상과 의사소통을 할 수 없었던 어머니였지만 항상 예의바르고 정직하게 살아야한다고 가르치고 또 가르치셨다”며 “훌륭하신 어머니 덕분에 우리들이 이만큼 성장할 수 있었다”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한편 박씨는 어버이날 맞아 장한어버이 국민포장을 수여받는다. 최승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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