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04-28 21:14 (일)
[새바람] 우리들의 다양한 모습을 보고 싶다
상태바
[새바람] 우리들의 다양한 모습을 보고 싶다
  • 전민일보
  • 승인 2015.04.09 10: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원 민 청년문화기획 대표

 
3년 전 중국에서 공부를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왔을 때 사람들이 북적거리며 인산인해를 이루는 한옥마을의 모습은 중국의 유명한 고성에서나 볼법한 광경이어서 놀라웠다. 전주에도 이렇게 많은 사람이 관광하러 올 수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그리고 전주가 가지고 있는 고유한 전통성과 문화, 예술을 생각하니 한옥마을의 파급효과는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클 것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그런 생각과 함께 한옥마을을 구석구석 누볐지만, 나의 판단과 생각들이 틀렸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었다.

입구에서부터 펼쳐지는 한옥의 멋진 배경과 우리나라 그 어느 관광지에서도 보기 힘든 인파들을 보면 단숨에 넋이 나가며 여행의 설레는 느낌이 온몸에 다가온다. 하지만 자세히 그 내면을 들여다보고 이내 실망하고 말았다.

한옥마을을 가득 채우고 있는 것들은 그 어떤 전주의 전통적인 것도 아닌, 문화적인 것도 아닌, 그저 상업성이 짙은 국적도 불분명한 먹거리들이었다. 또한, 한옥만의 고즈넉함이나 슬로시티라는 수식어에 맞는 여유로움보다는 일관성이 전혀 없는 상점들이 정신없이 진을 치고 있다.

전주를 사랑하고 전주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사는 청년으로서 정말 안타까운 일이었다. 그리고 일을 하면서 알게 된 또래 친구들도 같은 생각이었다. 창피할 때도 있었다. 타지에서 손님이나 친구들이 전주에 내려와 한옥마을에 대해 이런저런 불평들을 들으면 발끈한 마음에 최신트렌드라고 약간은 억지스러운 의견을 냈지만 반박을 할 수 없었다.

대부분 한옥마을이 대체 왜 한옥마을이냐는 의견이었다. 전주를 사랑하는 청년으로서 아쉬움을 아쉬움으로만 남기고 싶지 않다. 이제 우리는 당연하게 여겨지고 보이는 문제들에 주목해야 한다.

모든 결과는 문제점에서 시작했듯이 한옥마을도 분명 좋은 결과물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일단 한옥마을에는 이유가 무엇이든 전국에서 수많은 사람이 함께한다. 그리고 대부분 10대 후반과 20대들이다. 그래서 전통적인 콘텐츠도 좋지만, 젊은이들이 거부감 없이 쉽게 어울릴 수 있는 것들을 전통성은 살리고 재미있게 풀어내면 분명 먹방에 지친 관광객들은 호응을 할 수 있다.

우리는 보통 배가 부르면 배고파질 때까지 다시 먹을 것을 찾지는 않는다. 그래서 한옥마을을 재방문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은 것은 당연하다. 일단 먹거리로 사람들로부터 호응을 받았으니 이제 그 배부른 사람들을 소화시켜 주면 된다.

그것의 대표적인 것은 직접 만지고 볼 수 있는 체험이나 여행 온 사람들끼리의 공감대가 형성되는 참여가 열려있는 행사들이다. 그러면 먹는 모습만 보였던 한옥마을에서 다양한 우리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2024 WYTF 전국유소년태권왕대회'서 실버태권도팀 활약
  • 군산 나포중 총동창회 화합 한마당 체육대회 성황
  • 기미잡티레이저 대신 집에서 장희빈미안법으로 얼굴 잡티제거?
  • 이수민, 군산새만금국제마라톤 여자부 풀코스 3연패 도전
  • 대한행정사회, 유사직역 통폐합주장에 반박 성명 발표
  • ㈜제이케이코스메틱, 글로벌 B2B 플랫폼 알리바바닷컴과 글로벌 진출 협력계약 체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