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04-28 21:14 (일)
[새바람] 하늘이 무섭지도 않느냐!
상태바
[새바람] 하늘이 무섭지도 않느냐!
  • 전민일보
  • 승인 2015.04.07 10: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길선 전북대학교 BIN 융합공학과 교수

 
자기 친형의 아들인 단종과 자기 아버지인 세종 재위시 키워놓은 많은 충신들을 죽이고 세조로 등극한 수양대군은, 꿈에서 나타난 형수가 뱉은 침을 맞고 평생 부스럼과 종기가 끊이지 않고 결국은 고질병으로 죽었다. 두 아들인 도종과 예종도 채 20세를 못 넘기고 요절을 하였다.

세조의 큰며느리인 즉 도종(의경세자)의 부인인 인수대비 한 씨는 궁중 법에 따르자면 이미 의경세자가 죽었으므로 대비가 될 수 없었으나, 한명회와 함께 갖은 권모술수로 결국은 대비가 된다. 그러나 폐비 윤씨사건으로 인하여 연산대군을 만드는 씨앗을 제공하여 결국은 손자인 연산군이 던진 상을 가슴에 맞고 그리고 구타를 당하여 죽는다.

한명회는 수양대군을 도와 단종과 사육신까지 죽이고 비도덕적인 일들을 자행한 끝에, 남은 인생은 그야말로 온갖 영화와 부귀를 누리며 살았다. 자기 셋째와 넷째 딸을 각각 예종의 첫 번째 왕비와 성종의 첫 번째 왕비로, 즉 두 딸을 아버지인 예종과 아들인 성종에게 시집을 보내는 권력의 초정점을 과시하였으나 각각 17세와 19세에 급사하였다. 그리고는 연산군에 의하여 부관참시를 당한다.

그때 그 시절에 왕권강화라던가 여러 가지 상황에서 볼 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고 하더라도, 결과적으로 이씨 조선 최대의 폐해인 세도정치가 시작되었고 윤리·도덕적으로도 순리를 어긴 일임을 알 수 있다. 이럴 때 민심들의 소리가 바로 “하늘이 무섭지 않느냐!”이다.

노자는 도덕경 73장에서 天網恢恢?疏而不漏(천망회회 소이불루)라고 하였다. 이 뜻은 “하늘의 그물은 넓고 넓어서 빈틈이 많은 것처럼 보이지만 악이 빠져나가게 하는 일은 절대 없다”이다.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모두가 다 안다는 뜻이다. 나쁜 일한 것에 당장은 피한다고 하더라도 언젠가는 벌을 받는다는 뜻이다.

최근 포항제철에 대한 비리가 터지면서 많은 탄식을 자아내게 한다. 2009년 초에 29개였던 계열사는 70여개로 늘어났고 차입금이 하나도 없었던 장부에는 부채가 7조 넘게 불어났다. 주가는 30% 넘게 폭락하여 몇몇 좀도둑들에 의하여 이른바 “흥청망청”돈 놀음의 표본이 되었다. 우리국민들의 주머니에서 빼간 돈이다.

흥청은 전술한 세조·인수대비·한명회의 합작품인 폭군연산군이 채홍사가 전국에서 뽑아온 기생을 직접 흥청(興淸)이라 명칭을 내렸고 수천 명에 달했다. 이들을 유지하는 엄청난 비용들은 모두 국고에서 나갔으므로 흥청망청은 흥청 뒤에 후렴구처럼 망청(亡淸)을 붙인 낱말로, 망할 의미를 나타내기도 한다.

포항제철은 일본에서 대일청구권자금의 일부로 제철보국의 기치로 세워진 우리나라 산업화의 견인한 국민 기업이다. 대일청구권자금은 우리나라가 일본의 식민지 시대에 당한 피해에 대한 보상으로 받은 돈이다. 이 보상금 속에는 독립군이 당한 피해, 징용, 위안부 등을 위시한 우리 국민들의 한과 눈물과 슬픔을 총망라한 우리나라 일본 식민지 시대 36년의 피눈물이 배인 돈으로 세워진 우리나라의 국민 기업인 것이다.

결국은 우리나라의 피눈물이 배인 돈을 파먹은 것이다. 도둑 중에서도 제일 질이 나쁜 최하급 도둑인 것이다.

예전 중국춘추시대 노(魯)나라 유명한 도적으로 천하를 휘젓고 다닌 도척(盜蹠)에게 도둑에게도 지켜야 할 도(道)가 있느냐고 물었다. 도척은 도둑의 도에는 다섯가지 즉, 성(聖: 도리·이치), 용(勇: 용기), 의(義: 의리), 지(智: 지혜), 그리고 인(仁: 어짊·사랑)으로 설명하였다.

이중 도둑의 성(聖)은 남의 집 문안에 있는 재물을 미리 헤아려 무엇을 훔쳐낼 수 있는지를 알아내는 일 즉, 훔쳐도 될 물건과 훔치지 말아야 할 물건을 미리 알아야 하는 것을 도둑의 제일가는 덕목으로 꼽고, 지(智)는 도둑질을 할 알맞은 때를 아는 것으로 우리 시대의 도둑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가 지금 도둑질을 할 때이며, 포항제철 같은 국민들의 피가 묻어 있는 돈을 건드릴 때인가? 그러나 국민들은 슬퍼하실 필요가 없다. 이들이 우리 국민들은 눈앞에서 잠시 속일 수 있다고 하더라고, 엄연히 대한민국 상공에는 보이지 않는 천망(天網)이 쳐져 있다. 언젠가는 이들이 흥청거린 돈으로 저희 자신들이 망청하는 길로 갈 것이다. 이놈들 하늘이 무섭지 않느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2024 WYTF 전국유소년태권왕대회'서 실버태권도팀 활약
  • 군산 나포중 총동창회 화합 한마당 체육대회 성황
  • 기미잡티레이저 대신 집에서 장희빈미안법으로 얼굴 잡티제거?
  • 이수민, 군산새만금국제마라톤 여자부 풀코스 3연패 도전
  • 대한행정사회, 유사직역 통폐합주장에 반박 성명 발표
  • ㈜제이케이코스메틱, 글로벌 B2B 플랫폼 알리바바닷컴과 글로벌 진출 협력계약 체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