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신분증으로 경찰관 행세를 하며 외국인 여성근로자를 상대로 강도행각을 벌인 3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익산경찰서는 23일 조모씨(33)를 특수강도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조씨는 지난해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8명의 외국인 여성근로자들을 흉기로 위협해 총 655만원을 빼앗을 혐의를 받고 있다.
조씨는 길을 지나가던 동남아 여성에게 “나는 경찰청 외사과 불법체류자 단속 형사다. 잠시 이야기 좀 나누자”며 한적한 곳으로 유인한 뒤, 흉기로 위협해 금품을 빼앗은 것으로 드러났다.
조씨는 불법체류자의 경우 은행 거래를 하지 못해 현금을 소지하고 있고, 피해를 당해도 신고를 하지 못할 것이란 생각에 외국인 여성근로자들을 범행 대상으로 삼은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피해자들로부터 단 한 건의 신고도 접수되지 않았다.
조씨의 범행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조씨는 같은 기간 전북과 경남 일대 교회를 돌며 절도행각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조씨는 성가대원들이 예배를 마치고 식사를 하기 위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가방을 뒤지거나, 헌금수전위원들이 헌금 봉투를 교회 사무실에 두고 나가면 뒤따라 들어가 현금을 절취하는 방법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를 당한 교회만 182곳, 금액만 6400만원에 달했다.
조씨는 빼앗은 현금은 유흥비로 탕진했으며, 훔친 귀금속 등은 군산항 입구에서 좌판을 깔고 내다 팔기도 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관계자는 “조씨는 동종범행으로 3년을 복역하고 출소한 후 한 달 만에 이 같은 짓을 했다”면서 “모두 신고하기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들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현재 조씨를 상대로 여죄를 추궁하고 있다.
임충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