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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해서 남을 주겠다는 사람을 키워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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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해서 남을 주겠다는 사람을 키워내야
  • 전민일보
  • 승인 2014.07.04 10: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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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고등학교 수석교사 조용신

흔히 부모들은 자녀에게 말합니다. “공부해서 남 주냐? 나 좋으려 공부하라 하는 거 아냐, 다 너 좋은 거야!” 그러니 자신을 위해서 열심히 공부하라는 말이겠죠? 공부하는 것은 오직 자신이 잘 되자는 것이니 자기 자신의 부귀영화를 위해 공부하라고 하는 말로 들립니다. 그러나 이 말은 너무 협소하고 이기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이 오직 자신만을 위해 공부한다면 우리 모두의 삶은 너무나 공허하고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예수님은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You shall love your neighbour as yourself.(마태 22:39)고 하셨고, 부처님은 보살도(菩薩道)를 ‘상구보리 하화중생(上求菩提 下化衆生)’이라 하셨으니, 위로는 깨달음을 구할 것이요, 동시에 아래로는 중생을 제도하라 하신 것입니다. 모두 더불어 함께 사는 인간의 가치를 강조하신 말씀입니다.

인디언의 격언에는 이런 말이 있습니다. ‘네가 태어날 때에 너는 울었지만 세상은 기뻐했다. 이제 네가 죽을 때는 세상 모두가 울고 너만 기뻐하는 삶을 살아라.’- ‘When you were born, you cried the world rejoiced. Live your life so that when you die, the world cries and you rejoice.’ 전우익(1925~2004) 선생은 그의 책 제목에서 말해 주듯이 <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라고 했습니다. 도올 김용옥 선생은 그의 글에서 ‘시민의 제1의 덕성은 자유가 아니라 협력이다.’라고 했습니다. 그는 또 협력하는 인간(Homo cooperrativus)을 키워내는 것이 교육의 목적이라고도 했습니다.  

자본의 대물림으로 기업을 하면서 온갖 편법으로 탈세를 하고 페이퍼 컴퍼니를 이용하여 불법적, 탈법적으로 부를 빼돌려 세세생생 오직 내 식구, 내 자식만 부귀영화를 누리겠다는 사람들! 역사의 어려운 고비마다 민초의 고통은 외면한 채, 민족도 국가도 아랑곳하지 않고 오직 강자 편에만 서서 일신의 영달만을 향해 거침없이 돌진해 온 용감한(?) 사람들! 이익이 된다면 제 국민을 비하하고 이웃을 싸잡아 욕하면서 제자의 논문까지도 표절할 수 있는 뻔뻔한 사람들이 지금 이 땅에서 국민을 위해 큰일을 하겠다고 합니다. 믿어도 됩니까? 정말 이래도 되는 걸까요?

이러한 상황이 되기까지 우리 현실의 교육을 반성해 봅니다. 이 뻔뻔스런 사람들을 키워낸 교육을 생각해 봅니다. 반사회적이고 부도덕하며 가해자를 정당화하는 반역사적인 사람들이 큰소리치는 나라가 바로 지금 우리나라인 것 맞습니까? 문제는 현재 우리 교육 현실입니다. 미래는 현재 우리 교육에 달렸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우리는 혹 현장에서 경쟁을 끊임없이 부추기며 이익과 효율만을 강조하며 이기는 자가 되라고 힘센 자가 되라고 부추기지는 않았는지 곰곰이 반성해 보아야 할 일입니다. 

진정한 공부는 남을 이롭게 하는 자리이타(自利利他)의 공부입니다. 자신이 공부를 하는 궁극적 이유는 자신의 역량으로 세상과 인류에게 더 많은 행복을 주고자 하는 것입니다.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함께 실천해야 할 덕목입니다. 협력하는 인간(Homo cooperrativus)을 키워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공부를 제대로 하여 배려와 존중을 알고, 자신 때문에 이 세상이 더 나은 세상이 되었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을 키워내야 합니다. 

그러기에 교사는 선전 선동가와는 다릅니다. 교사는 교육의 주체가 되어야 합니다. 교육의 주체는 정치가도 교육 관료도 아닙니다. 교육의 구체적 현장에서 학생에 대한 뜨거운 사랑과 교육적 실천의 열정(Ardor)을 불살라 ‘공부해서 남 줄 수’ 있는 인물을 키워내야 하는 사람은 바로 교사인 것입니다. 교육의 주체인 이 땅의 모든 교사들에게 한없는 존경과 사랑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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