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읍시립박물관 제6회 기획특별전 25일~6월 1일까지 전시
정읍시립박물관이 제6회 기획특별전으로 마련한 ‘한국의 세잔 승동표, 정읍을 품다’ 전시회 개막식이 지난 25일 열렸다.이번 기획전은 ‘한국의 세잔’이라 불리는 운봉 승동표(1918~1996) 화백의 삶과 작품세계를 조명하는 자리로, 시립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6월 1일까지 이어진다.
시립박물관은 승 화백의 화구와 서적, 가족 앨범, 훈장 등 땀과 숨결이 간직된 유품을 직접 볼 수 있도록 했으며, 정읍을 배경으로 한 작품과 정읍 거주 당시 제작한 작품 위주로 메인파트(main part)를 구성, 1개월 단위로 교체 전시할 예정이다.
특히, 승 화백과 세잔의 작품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별도로 편집한 작품 영상과 옛 사진 및 가족, 제자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들려주는 승동표 화백의 스토리(story)도 만날 수 있다.
평북 정주군에서 출생한 승 화백은 1933년 임용련 선생의 지도로 미술에 입문 후 우리나라 대표화가인 이중섭과 비슷한 시기에 활동했으며, 1936년 제1회 ‘조선학생미전’에서 최고상을 수상하고 1938년 일본 동경으로 유학해 근대 서양미술을 체득했다.
승 화백은 1942년 귀국 후 고향에서 교사 및 작품제작 등 왕성한 활동을 하다가 1951년 한국전쟁 중에 아내와 세 자녀를 북에 두고 홀로 월남해 전북에 정착, 정읍중학교와 정읍농고, 정읍여고에서 근무하면서 오랫동안 정읍과 깊은 인연을 맺으며 작품을 남겼다.
그러나 승 화백은 월남 후 1996년 작고할 때까지 단 한차례의 전시회를 열거나 출품하지 않아 오랫동안 ‘잊힌 작가’로서의 삶을 살았지만 사후 국립현대미술관, 전북도립미술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등의 전시회를 통해 명실공히 ‘한국의 세잔’으로 칭송받으며 한국 근대미술사에 큰 획을 그은 예술가로 평가받게 됐다.
한편, 당일 개막식에는 김생기 시장을 비롯 유종근 전 전북도지사, 이흥재 전북도립미술관장, 이태영 전북대학교박물관장, 정창환 정읍문화원장, 김희선 예총정읍지부장, 승 화백의 유족과 제자 등이 참석했다.
식전행사로 미술평론가인 윤범모 가천대 교수가 ‘승동표의 예술세계와 의의’를 주제로 특별강연을 펼쳐 관심을 모았다.
윤 교수는 “승화백은 원색을 자유스럽게 구사해 색채 감각이 뛰어나고 윤곽선을 강하게 표현함으로써 토대를 강하게 구축, 그림의 기가 살아 움직이는 무게가 있다”며 “한국 화단사(畫壇史)에서 누락된 승동표 화가의 복권을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읍=김진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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