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에 항공수요 조사를 다시 실시해 김제공항 재추진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어서 새만금 신공항 부지가 군산공항에서 김제공항 부지로 사실상 무게 중심이 옮겨질 전망이다. 지난 10월 김완주 지사는 새만금 공항부지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미 김제공항은 부지조성이 완료, 정책결정만 남겨둔 상황이다.
◆군산공항 과연 최선인가 = 그 동안 전북도 안팎에서는 공항부지 변경의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된 상황이었다. 6년째 미군의 반대로 국제선 취항 논의가 답보상태인데 다 향후 취항 가능성도 높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한·중·일 방공식별구역 충돌로 군산공항의 전략적 중요성이 한층 강조되면서 미군측이 중국과의 안보문제로 민간항공기의 국제선 취항에 더욱 반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군산공항 국제선 취항이 힘들어지면서 자연스럽게 활주로 1본(4km) 확장사업도 요원해졌다.
새만금개발청은 지난 달 29일 새만금종합개발계획(MP) 변경을 위한 용역을 발주했다. 군산 공항부지에 인접한 과학연구용지와 신재생에너지용지의 재배치 방안도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당초부터 새만금 공항부지로 군산공항은 적절하지 못했다.
첨단과학 연구시설이 들어설 이들 용지와 군산공항이 인접해 소음과 진동·분진 발생 등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것이다. 대형 항공기 이착륙을 위해서는 활주로 확장사업도 당초 계획보다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다시 주목받는 김제공항 = 국토교통부는 내년에 항공수요 조사를 실시해 김제공항 재추진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김제공항 활용방안을 다시 모색한다는 것 자체가 군산공항을 대체할 새로운 공항부지를 정부 차원에서도 물색하겠다는 의미로 해석이 가능하다.
내년에 실시될 항공수요 재조사 결과에 따라 오는 2015년 수립될 ‘제5차 공항개발 중장기종합계획(2016∼2020)’에 새만금 공항부지로 김제공항이 반영될 개연성이 높다. 이미 김제공항카드를 다시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은 도청 안팎에서 줄곧 제기돼 왔다.
지난 10월 11일 김완주 도지사는 전북도의회에 출석해 “(새만금)공항부지로 지정된 곳(현 군산공항)의 위치가 적절한지에 관한 각계의 이견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며 “충분한 검토를 거쳐 공항부지도 MP 변경 과정에서 합리적인 결정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제시는 민간육종단지 조성사업의 확장부지로 활용을 모색하고 있고, 재추진 과정에서 민원발생에 부정적인 반응이다. 10년 전 백지화된 김제공항 재추진이 결정되면 지역 내 갈등요인이 될 소지가 크다.
◆동남권 신공항 변수될까 = 군산공항 국제선 취항과 확장사업이 어려워지면서 지난 2002년 감사원의 항공수요 감사발표 이후 중단된 김제공항이 다시 주목박도 있다. 김제시가 반대하고 있으나 새만금사업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국제공항 건설은 요구된다.
지난 14일 취임 후 처음으로 새만금을 찾은 정홍원 국무총리는 새만금을 경제부흥 전략기지로 조성한다는 정부 의지를 피력했다. 새만금은 동북아 경제중심지의 개발비전을 제시하고 있어 국제공항 건설은 필수 인프라 중 하나로 손꼽힌다. 박근혜 대통령은 임기내 새만금 1단계 사업 완료를 공약으로 제시했다.
오는 2017년 박근혜 정부 임기가 끝나기 이전에 새만금 공항건설 계획은 매듭지어야 한다. 동남권 신공항 건설사업이 추진되고 있어 동시에 국제공항 건설에 정부가 난색을 표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항공수요 입증을 토대로 대정부 설득논리와 당위성을 확보해 새만금 공항 인프라를 조기에 확충할 전략적인 대응이 요구된다.
윤동길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