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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교과서 문제, 민주주의 지키기·역사바로세우기로 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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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교과서 문제, 민주주의 지키기·역사바로세우기로 봐야
  • 한훈
  • 승인 2013.11.05 01: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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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선 전교조 전북지부 정책실장

만약 당신이 대통령에 당선되었다면 국가권력을 유지하고 확대재생산하기 위해 제일 먼저 무엇을 하겠는가?

 

첫 번째는 정권의 안정성을 유지하고자 군대와 경찰, 검찰, 정보기관등 공권력에 믿을만한 사람을 배치해서 쿠데타를 방지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정권의 권력기반이 안정되어야 반대세력을 누르고 자기가 해보고 싶은 걸 해볼 수 있을테니 말이다.


두 번째는 언론과 교육을 손아귀에 넣어서 정권의 재생산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언론을 이용해 정권의 긍정적인 면만 부각시키고 부정적인 면은 애써 감추고 싶을 것이다.

 

또한 교육은 기득권의 철학과 이념을 확대재생산 시키기에 아주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고, 미래유권자에게 부지불식간에 정권의 정당성을 홍보시키고 지지자로 만들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박정희가 그랬고, 김일성이 그랬고, 전 세계의 독재자들이 그랬으며 권력자라면 누구나 어떻게든 언론과 교육을 장악하고자 하는 유혹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고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시절에는 민주화운동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신청위원회, 친일인명사전편찬, 과거사위원회, 군의문사진상조사위원회 등 각종 전문적 위원회를 만들고 지원하며, 이를 통해 일제강점기와 독재에 피 흘렸던 역사를 기억하고 제대로 청산되지 못한 과거를 재정립시키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잃어버린 10년’을 읊조리며 절치부심하던 보수세력은 이명박정부가 들어서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과거정부에서 만든 거의 모든 위원회들은 해체해 버린다. 심지어 반민특위 해체의 과거처럼 올바른 역사를 세우고자 하는 사람들을 탄압하기 까지 한다.

 

그리고 서서히 역사를 자신들만의 것으로 왜곡해간다. 대한민국 헌법에는 정부의 정통성을 “임시정부의 법통을 이어받아~”라고 표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우리 교과서는 일제시대 독립운동을 주요하게 다루면서 근현대사에 포함시켜 역사를 기술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친일세력(후에 반공세력으로 화려하게 부활하며 현재 보수를 자임하고 있는)들에게 이러한 역사기술은 껄끄러운 것이다.


자연스레 보수세력은 민족독립보다는 ‘건국’이라는 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건국의 아버지로서 ‘이승만’을 추앙해간다. 또한 박정희시절의 독재는 거의 다루지 않고 군사독재를 미화하는 교과서를 만들어 학생들에게 가르치고자 한다.


이는 교육을 통해 자신들의 기반인 친일 독재의 흔적을 지우고 이른바 ‘뉴라이트’라는 새로운 이념으로 민중을 교육시키고자 하는 노력에 다름 아니었던 것이다.

 

하지만 다행히도 그렇게 교육할 수 없다며 극렬하게 저항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역사학계와 교사들이다. 친일세력 청산을 주장하고, 독재에 저항했던 근현대사를 기억하며 자유와 정의에 대해 가르치는 교사들이 그들에겐 눈에 가시였을 것이다.


현재 전교조와 정부가 벌이고 있는 법외노조 싸움의 표면에는 해고자규약시정문제가 있지만, 이면에는 가치와 철학, 민주주의의 문제가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역사의 물줄기를 되돌리려는 시도도 아마추어적이다. 이미 역사학계에서 수많은 고증과 토론을 통해 정설로 인정되고 있는 내용을 거스르려다보니 졸속으로 처리될 수밖에 없다.

 

중대한 잘못만 해도 298건에 이르는 오류가 나타났고 이 정도면 교과서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수준이다.

 

다행히도 전북교육감은 “교학사 역사교과서는 일본천황에게나 바칠 책”이라며 학교에서 가르치기에 부적절함을 수차례 지적한 바 있고, 김윤덕국회의원의 조사에 따르면 전북도내 대다수 고등학교 교장들은 검정 취소가 바람직하며, 출간되더라도 교과서로 채택하지 않겠다는 의향을 밝혔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이 역사교과서 싸움은 친일 독재세력 대 민주진보세력이 민주주의와 역사, 노동조합, 사회진보를 주제로 벌이는 한판의 가치대결이 되고 있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역사를 움직이는 것은 민중이었고, 그들과 함께 힘을 모아 저항해가면서 진보의 수레바퀴는 서서히 굴러가는 것이다.


목숨을 걸고 독립운동을 하며, 독재에 저항하고 민주주의를 지켜가던 역사를 기억하듯, 지금 이 순간의 싸움은 역사바로세우기이며 민주주의를 지켜가는 소중함으로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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