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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 동국사 참사문비 제막식... 일본 조동종 과오 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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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 동국사 참사문비 제막식... 일본 조동종 과오 참회
  • 김종준
  • 승인 2012.09.16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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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강점기에 일본 정부에 협력하고 전쟁에 가담했던 조동종에 대한 공식 참사문(懺謝文, 사죄와 용서의 글)비 제막식이 16일 동국사에서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거행됐다.

군산 동국사는 일제 36년간 일본 승려들에 의해 운영된 이후에 광복을 맞아 한국의 품으로 돌아온 아픈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사찰이다.

이날 제막식은 동국사가 1909년 일본 조동종 승려 내전불관(內田佛觀)에 의해 창건 104주년을 맞아 추진하게 됐으며, 역대 주지 스님들에 대한 한·일 공동 다례제와 함께 참사문비 제막식 순으로 진행됐다.

광복 후 67년 만에 국내에 최초로 세워지는 참회비는 일본의 동지회(東支會, 동국사를 지원하는 모임) 회장인 일호창황(一戶彰晃 이치노혜 쇼고) 스님이 주도했다.

비석크기는 가로 3m 높이 2.3m로 일어 원문과 한글 번역문을 병기했으며 원래 장문이었던 참사문을 발췌해 음각했다.

주요 내용은 ‘해외포교라는 미명하에 일제가 자행한 야욕에 수많은 아시아인이 인권침해, 문화 멸시를 당한 것은 불교적 교의에 어긋나는 행위로, 석가 세존과 역대 조사(祖師)의 이름으로 행했던 일은 참으로 부끄러운 일로써 진심으로 사죄하며 참회한다’고 새겨져 있다.

건립비용은 일본에서 전액 부담하고, 석재는 최고급 황등석으로 익산에서 제작됐다.

최근 독도 영유권 문제 등으로 한·일 관계가 경색되고 있지만 불교인들이 권력에 편승해 가해자 입장에서 포교했던 조동종의 해외 전도 과오를 진심으로 사죄하는 참사문비를 군산 동국사에 세운 것은 양국관계 복원과 발전을 도모하는 새로운 역사를 여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한편, 조동종은 명치유신 이후, 태평양 전쟁 패전에 이르기까지 동아시아를 중심으로 아시아 전역에서 당시의 정치권력이 자행한 아시아 지배야욕에 가담하거나 영합한 종단이다.

1945년 일본 패망 당시 한국에 약 160여개의 사원과 포교소를 거느린 거대 종단이었으며, 일본 내에 1만5,000여개의 사찰을 두고 있다.

군산=김종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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