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군산시 수송동에서 박모(47) 경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집안에는 “너무 지쳐서 먼저 갈게”라고 적혀있는 유서가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박경사는 평소 우울증과 불면증에 시달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지난 2010년에도 가족관계를 고민하던 전모(57) 경위가 음독자살을 했으며, 지난 2009년에는 평소 우울증을 앓던 정모(42) 경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경찰관 자살 사건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26일 전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009년부터 최근까지 도내지역 경찰관 자살사고는 총 6건이다. 연도별로는 2009년 4건, 2010년 1건, 2012년 1건이다. 2011년도에는 자살사건이 발생하지 않았다.
자살 원인별로는 우울증과 신병비관이 3건이었으며, 가정문제 2건, 이성문제 1건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이들의 자살원인 대부분이 우울증과 신병비관인 것으로 나타나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경찰관계자는 “최근 동료의 자살사건을 접하면서 안타까운 마음이 컸다”며 “우울증을 앓았다고 하는데 조직 내에서 도움이 있었다면 극단적인 선택은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경찰관들은 현장출동, 피의자 조사, 민원처리 등의 과중한 업무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지만 이를 해소할 수 있는 마땅한 방법이 없다고 하소연한다.
한 경찰관은 “매일 밤 주취자들을 상대하는 것이 일상이 된 것 같다”며 “밤새 시달리다보면 온 몸이 녹초가 된다”고 말했다. 이어 “스트레스 해소방법을 찾고 있지만 마땅한 것이 없다”며 “운동을 하려고 해도 몸이 피곤하니 미루게 된다”고 전했다.
특히나 경찰은 직무 위험도 타 직군에 비해 높아 업무 스트레스도 많다.
지난해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공무원 직무수행 중 재해현황’에 따르면 경찰·소방직이 전체 재해급여 청구의 절반 수준인 43.1%에 달했다.
이 같이 경찰관들이 업무에 따른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지만 경찰관이 심리 상담 등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곳은 극히 제한적이다.
현재 직원들이 도움을 청할 수 있는 곳은 경찰청 홈페이지내에 설치된 인권심리상담코너가 유일하다. 하지만 이를 이용하는 사람은 극소수다.
경찰 관계자는 “인권심리상담 코너를 통해 직원들의 목소리를 듣고 있지만 대부분이 인사 불만 등으로 사적인 내용은 없다”며 “직원들의 복지확충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윤가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