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혈액원, 정전 발생시 1순위로 차단
지난 15일 발생한 대규모 단전 사태로 막대한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혈액보관시설을 갖추고 있는 혈액원이 정전에 따른 사고 위험에 노출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게다가 전국 혈액원 가운데 전북혈액원의 경우 유사시 최우선 전력 차단시설로 지정된 것으로 나타나, 개선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1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이낙연 의원(민주당)이 한국전력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정전 시 상당수 적십자 혈액원이 전력 공급 대상에 누락돼 있다.
자료에 따르면 전국 21기의 원자력발전기 가운데 8대(과부하 20%)가 고장 나면 전북혈액원의 전력이 1순위로 차단되고, 10대(과부하 26%)가 작동을 못하면 울산과 광주·전남혈액원까지 전력이 차단된다.
유사시 전력 과부하로 정전이 발생할 경우, 혈액원에 원활한 전력공급이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
이는 냉장 및 냉동 보관이 반드시 필요한 혈액에게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
혈액관리법에 의하면 혈액(적혈구)은 1~6도 사이를 유지시킬 수 있는 혈액전용냉장고에 보관해야 하며, 이 온도를 벗어나면 즉시 파기해야 한다.
냉동 보관하는 혈장의 경우에도 일단 녹으면 다시 얼려서 보관할 수 없다.
결국 1시간 이상 정전이 지속될 경우 보관중인 혈액을 모두 폐기해야 할 상황에 처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7월 부산혈액원에서 정전으로 인해 냉장 시설 및 혈액 장비가 고장 나, 보관 중이던 농축적혈구제제(RBC) 1868 unit과 농축혈소판제제(PLT) 308unit이 약 1시간 40분 동안 보존 온도를 일탈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혈액원의 경우 한전의 전력차단 제외대상으로 지정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낙연 의원은 “부산 혈액원 사고에서 보듯 유사시 더 큰 수혈사고로도 이어질 수 있고 소중한 혈액이 폐기되는 것도 안타까운 일”이라며 “하루 빨리 전력 차단 대상에서 제외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전북혈액원 관계자는 “최우선 차단으로 지정된 것은 한전에서 일방적으로 정한 것으로 안다”면서 “그렇다 하더라도 전북혈액원의 경우 최대 전력사용량의 120%의 전력을 사용할 수 있는 비상발전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갑작스러운 정전에도 혈액 관리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임충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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