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덕진구 금암동의 한 목욕탕은 지금 4달째 영업을 하지 않고 있다. 여름은 비수기인데다가 치솟는 공공요금을 감당하기가 버거워서다. 목욕탕 사장 A씨는 “목욕탕 사업은 10년 전부터 하향세로 접어든 것 같다”며 “최근에는 대형 피트니스 센터, 찜질방 등을 갖춘 목욕탕이 생겨나면서 동네 목욕탕은 설자리를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목욕탕은 낮 시간 동안 영업을 하지 않는다. 손님도 없는데 영업을 해봤자 적자만 나기 때문이다. 영업은 퇴근 시간 이후인 7시 정도부터 시작된다.
고유가와 전기·가스비 등 공공요금 인상, 목욕탕의 대형화로 동네 목욕탕이 점점 자취를 감추고 있다.
24일 한국목욕업중앙회 전북지회에 따르면 전주의 목욕탕 업소는 68곳으로 지난해 80곳에 비해 12곳이 줄었다.
또 절반이 넘는 30군데 이상이 영업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고 명의만 등록되어 있는 휴업 상태인 곳도 10여 곳 이상이라는 것이 목욕업중앙회의 설명이다.
한국목욕업중앙회 전북지회 관계자는 “대다수의 목욕탕 하루 손님이 50명 미만이다”며 “성수기라고 할 수 있는 겨울철에도 하루 손님은 100명 이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동네 목욕탕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 것은 경기불황에다 기름 값, 전기·수도요금 인상 등으로 경영난이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목욕업중앙회 전북지회 사묵국장은 “오는 9월부터 하수도 요금이 100% 넘게 인상된다”며 “공공요금은 오르고 손님은 끊기면서 목욕업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경영난이 가중되면서 동네목욕탕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며 “유류비 지원 등 실질적인 개선책이 이루어졌으면 한다”고 전했다.
윤가빈기자
유류비 인상 등으로 경영난 심각, 올해 전주서만 12곳 폐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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