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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 위생설비업계 고사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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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 위생설비업계 고사위기
  • 전민일보
  • 승인 2011.07.19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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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비 떼이기 일수... 올해 신규 공사도 거의 외지 업체 맡아
"경기침체로 일감은 전무하고, 그나마 참여하는 현장에서 공사비를 받기도 쉽지 않고, 그렇다고 처자식을 생각하면 일손을 놓을 수도 없어 외지로 일을 찾아 떠납니다."
전주에서 22년 동안 위생설비공사업을 운영했던 이모씨(52)의 한숨섞인 일성이다.
이씨는 지난해 부도처리된 A건설사가 시공한 아파트 현장에서 3년 간 재하도급을 맡았으며, A사의 부도 후 1억여원의 빚을 안게 됐다. 현재 이씨는 회사를 접고 전남 순천의 한 공사현장에서 설비 기술자로 일하고 있다.
긴 장마와 무더위 속에 도내 기계설비업계가 고전분투하고 있지만, 위생설비업체들의 체감경기는 여전히 차갑기만 하다.
대한설비건설협회 전북도회는 지난해 도내 기계설비공사업체들이 경기불황을 이겨내고 실적상승을 이뤘다고 밝혔지만, 위생설비분야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18일 도내 설비건설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08년부터 지역 내 중견건설사들이 워크아웃 또는 법정관리에 포함되면서 위생설비를 전문으로 하는 건설업체들은 보일러 납품 및 시공 후 건설사로부터 납품대금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위생설비공사는 건물 기초부터 마감까지 전체 공정에 포함돼 있다. 공사기간은 소규모 공사는 6개월, 아파트 등 공동주택 공사는 2~3년 간 이어지며, 공사비 지급은 분기별 결제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로 인해 도급자가 대금 주기를 늦추거나, 어음 또는 준공 후에 일괄 지급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고, 따라서 설비업체들은 자기자본을 투입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건설사에 납품하는 보일러 가격은 ‘특판’ 형태로 대리점 납품가의 70% 선에서 이뤄진다. 이는 실질적인 마진이 5%에도 못 미친다. 또 이를 계산하면 시공비를 포함한 설비업체들의 마진율은 타 업종에 비해 매우 낮다는 설명이다.
더욱이 올해 도내에서 착공되고 있는 3~4개 아파트 현장 가운데 제일건설을 제외하고는 모두 외지 업체가 맡아 시공 중에 있다. 때문에 지역 설비업체들의 참여는 사실상 불과하다. 이런 가운데 동종업체간 저가 수주경쟁도 손실을 키우고 있다. 결국 이 같은 업계의 실상이 이씨와 같은 선의의 피해자를 만들고 있다는 게 업계와 전문가의 공통된 지적이다.
전주 B건축설비업체 관계자는 "위생설비업체들의 어려움은 외부로 알려진 것 보다 더 심각한 수준"이라며 "일부 중견업체들을 제외한 열악한 업체들은 모두 빚쟁이가 되는 것은 물론, 타지역에서 일용직 근로자로 일을 하고 있는 지역 내 기술자들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설비협회 관계자는 "동종업체끼리의 경쟁이 제살 깎아 먹기 식으로 번지고 있는 것은 분리발주가 늦어지고 있는 것이 주 이유"라며 "모든 건설업종의 활성화가 균등하게 이뤄져야 지역 경제를 회생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왕영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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