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05-17 16:08 (금)
[해돋이]원칙대로 사세요
상태바
[해돋이]원칙대로 사세요
  • 전민일보
  • 승인 2011.01.06 09: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요즘 세상을 살다보면 원칙대로 살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나라의 지도자들은 원칙대고 살지 않아도 우리 국민들은 원칙대로 살아야 한다는 말이다. 

이것은 지도자들이 항상 주문을 외우듯이 원칙을 앞세우고 원칙대로 사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외쳐대고 있기에 순진한 국민들은 이 말을 듣고 실행하는 편이다. 

하나의 예로 못생긴 여자가 서비스가 좋다느니, 자연산만 찾는다느니, 모든 것을 다 주어야 한다느니 하는 말들이 정치 지도자들의 메뉴가 되었다. 

지역의 일꾼이라는 국회의원들은 지역이라는 단어에 충실하여 다른 지역은 아랑곳하지 않고 오로지 내 지역구에만 충실하고 있다. 

나라의 미래는 상관없고 국가의 고른 발전도 상관없으며, 내가 생각하는 것은 내 지역의 시민들에게서 표를 많이 받을 궁리만 하는 것이다. 
 
최근 뉴스에서는 우리나라 어느 장관에게 친자임을 확인시켜 달라는 여인 이야기도 있었다. 

그러자 해당 장관은 거짓말이라며 일축해버렸다. 

정치 자금을 받았느냐는 것과는 엄연히 다른 친자확인인데도 그냥 그런 일 없다는 말 한 마디로 끝내버렸던 것이다. 

그러자 이 여인은 법원에 친자임을 입증시켜 달라는 소송을 냈고, 국립과학수사소의 유전자 감식을 통하여 친자관계를 확인하기에 이르렀다. 

그런데 장관은 법정에 출석하라는 날을 이런 저런 이유로 불참하더니, 강제로 유전자 감식을 위한 모발 채취 날에 맞춰 일본에 출장을 가고 말았다. 

하지만 법에서 유전자 감식을 회피하면 친자임을 증명하는 것으로 인정하여 판결을 하겠다고 하니, 그 장관은 판결 하루 전날에 원고와 협상하여 합의를 하였다고 한다. 

이런 뉴스가 온 국민을 상대로 하는 신문보도나 전파를 타지 않고 그냥 묻히고 있는 현실이다. 
 
우리 국민들에게는 어떻게 사용되는지 알지도 못하는 적십자 회비를 내라고 독촉을 하며, 연말연시에 불우이웃돕기를 강요하는 것은 기본에다가, 숭례문이 화재로 소실된 때에도 국민 성금을 운운하던 사람들이 국민 정서를 전혀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지도자들은 자신이 한 말을 듣지 않으면 이웃을 돌보지 않는 개인주의자로 치부하든지, 심하면 같은 국민이 아니라는 인상을 연상시키는 발언까지 해가며 강요하는 것과도 비교된다. 

대통령이 북한을 주적이라고 강변한지 1년도 안 되어 발간한 국방백서에는 북한이 주적이라는 단어는 빠져있다. 

다른 것도 아닌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자주 국방과 관련된 것임에도 오로지 그 순간만을 비켜가면 되는 임기응변의 극치를 보고 있는 중이다. 그러기에 많은 사람들은 일부 정치인의 말은 믿지 못하겠다고 되 뇌이곤 한다. 

나는 지난 가을에 기습 한파가 몰려왔을 당시 이른 아침 자동차의 시동에 애를 먹었던 적이 있다. 

처음에는 보험서비스를 불러 시동을 건 후 한 시간이나 충전을 하였지만 결국 배터리를 교환하고 말았다. 그래도 계속되는 시동 문제로 점화플러그를 교체하였고, 비슷한 현상이 또 발생하여 급기야 발전기 수리까지 하였다. 

하지만 추운 저녁 퇴근 시에 또 다시 보험 서비스를 불러 조치를 한 후 배터리를 교환하게 되었다. 불과 한 달 사이에 배터리를 두 번 교환한 것이다. 

문제는 두 번째 배터리를 교환하면서 벌어졌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요즘 길가에서 유사 휘발유를 파는 사람은 물론이고 그 제품을 사는 사람도 문제라는 말이 나왔다. 

나야 경유차이니 그럴 일이 없다고 하니, 요즘에는 경유조차 그런 일이 있다고 하면서 그러면 안 된다고 하였다. 이른바 원칙을 지키면서 정해진 대로 해야 한다는 말이었다. 

그러는 사이 배터리 교체가 끝이 났고, 배터리는 언제 교환하였느냐고 묻기에 한 달 전에 재생배터리로 교체하였다고 했다. 

재생타이어를 정상적으로 사용하는데 재생배터리는 어떤가. 이 역시 정해진 원칙에 따라 정해진 대로 정식 사업을 하는데도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 생각해 보았다. 

그 사이에 배터리 가게 사장님의 원칙대로 살아야 한다는 말은 그러는 나를 보고 한 말이었음을 깨달았다. 

주변에서 원칙을 지키지 않는 사람이 있다고 하여도, 내가 원칙을 지키면 그런 사람들이 자연적으로 없어지지 않겠느냐는 뜻이었다. 그러나 요즘 사회가 혼탁해지고 정치가 개인 세습화가 되어가고 있지 않는가. 

이런 때에 나 혼자 원칙을 지키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생각도 든다. 그래서 나를 향한 원칙을 지키라는 말에 전적으로 동의하지는 않는다. 

그래도 주변에는 원칙을 지키려는 사람들이 있고, 또 그러려는 선한 국민들이 있으니 나도 원칙은 지켜야 할 것 같다.  

한호철 / 한국농촌문학회 호남지회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춘향제 12년째 전두지휘...한복의 美, 세계에 알릴것
  • 서울공항 봉인 해제에 일대 부동산 들썩… 최대 수혜단지 ‘판교밸리 제일풍경채’ 눈길
  • 화려한 축제의 이면... 실종된 시민의식
  • 군산 나포중 총동창회 화합 한마당 체육대회 성황
  • 대한행정사회, 유사직역 통폐합주장에 반박 성명 발표
  • 삼대가 함께 떠나고 싶다면, 푸꾸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