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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이 투표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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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이 투표를 한다?
  • 전민일보
  • 승인 2010.02.05 09: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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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속담에 사람이 살면서 피할 수 없는 게 2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죽음이고 하나는 세금이라고 합니다.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조세의 기본원리는 누구에게나 적용되고 타이거우즈나 박지성 선수처럼 스포츠스타 들도 예외는 아니지요.
이러한 스포츠스타들의 연봉을 얘기할 때 흔히들 천문학적인 금액이라고 하는데 버는 돈이 천문학적이면 거기에 대한 세금도 일반인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거액입니다.
또한 이러한 세금을 피하려는 스타와 이를 받아내려는 정부당국의 줄다리기도 흥미롭습니다.
이러한 거액의 세금을 피하기 위해 스타들이 세금이 싼 곳으로 주소지를 옮기는 것은 예사이고 심지어는 세금이 없는 모나코 같은 곳으로 국적을 옮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렇게 세금을 피하기위해 주소를 옮기는 것을 발에 의한 투표(voting with the feet)라고 합니다.
지방자치가 강화된 요즘 같은 경우 ‘낮은 세금, 좋은 서비스’를 찾아 주민들이 대거 이탈하는 현상을 막고 세원확보를 위해 가급적 많은 사람들을 유입하기 위한 지자체의 차별화된 서비스도 이러한 발에 의한 투표를 방지하기 위한 전략입니다.
이처럼 발에 의한 투표의 전형적인 예는 천문학적인 몸값을 자랑하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의 경우에서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 연방정부차원에서 소득세를 부과하고 있지만 이와 별도로 각주별로 주세를 부과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주세가 우리나라의 주민세같이 단일세율로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각주별로 달리 적용이 됩니다.
켈리포니아주는 9.3%, 뉴저지주는 9%, 콜로라도주 4%등 각주마다 각기 다른 세율이 적용되며, 텍사스나 플로리다주 같이 아예 주세를 받지 않는 곳도 있습니다.
따라서 유명 스포츠스타들이 거액의 세금을 피하기 위해 텍사스나 플로리다주에 주소를 두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타이거우즈도 당연히 플로리다주에 살고 있으며, 그의 연봉 1165억원에 비해 세금은 그리 많이 내지 않은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미국의 경우 프로 스포츠가 발달하다보니 여기에 과세하기 위해 독특한 조세제도를 운용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조던택스’로 불리는 ‘조크택스(jock tax)’인데 운동을 많이 하는 남자를 뜻하는 영단어 ‘jock’에 세금을 뜻하는 ‘tax’를 합성한 말입니다.
이 독특한 세금의 유래도 재미있는데 1991년 마이클 조던이 이끄는 농구팀 시카고불스가 NBA결승에서 LA 연고팀인 LA레이커스를 이기고 우승을 하자 화가 난 켈리포니아 주정부가 시카고불스 선수들에게 LA에서 뛴 경기 수만큼 세금을 부과해 생긴 세금입니다.
미국에 ‘조던택스’가 있다면 축구가 국기인 스페인에서는 일명 ‘베컴법안’으로 불리는 세금제도가 있습니다.
2004년도에 영국에서 스페인 레알마드리드로 적을 옮긴 데이비드 베컴이 막대한 세금 때문에 이적을 망설이자 스페인정부는 스페인산업에 도움이 되는 사업가나 과학자를 유치한다는 명목으로 법을 개정해서 해당 외국인에 대해 세금을 대폭 인하해줬습니다.
이에 따라 데이비드 베컴 등 외국인 축구선수들은 스페인국적 선수의 절반정도의 세금만 적용받게 된 것입니다.

노인환 / 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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