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05-18 22:17 (토)
“지갑 열기 두렵다”...우울한 가정의 달 
상태바
“지갑 열기 두렵다”...우울한 가정의 달 
  • 김명수 기자
  • 승인 2024.05.05 17: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아이들 장난감에 부모님 선물까지...나들이 비용도 부담
- 3% 고물가에 맥도날드, 피자헛 등 주요 프렌차이즈 가격 인상(2일) 등
- 직장인들은 “물가 너무 올랐다” 한숨, 유통가는 가정의 달 특수 기대

“생각보다 너무 비싸네요. 하지만 어쩌겠어요 아이들이 저렇게나 좋아하는데 사줘야죠.”

어린이날인 5일 전주시 송천동의 한 장난감 매장. 이날 이곳에는 어린이날을 맞아 자녀와 선물을 사려는 가족 단위의 소비자들이 눈에 띄었다. 형형색색 화려한 장난감을 맞이한 아이들의 눈은 휘둥그레졌고 매장 이곳저곳을 누비며 신이 난 모습이었다.

하지만 즐거워하는 아이들을 보는 부모들의 얼굴은 미소를 짓고 있으면서도 한편으로는 근심이 드리워졌다. 최근 고물가로 가계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장난감과 아동복 등 어린이날 선물 가격 또한 치솟았기 때문이다.

실제 매장에 진열된 물품들의 가격대는 종류별로 천차만별이었지만 아이들이 원하는 물건을 쉽게 구매하기는 어려웠다.

3만원 이하로 구매할 수 있는 것은 작은 로봇·공주인형, 자동차·공룡 모형 등에 불과했고 아이들이 집어 든 제품은 대부분 10만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9살 자녀와 함께 온 김모(45)씨는 “매년 어린이날 기념 장난감을 사러 오지만 올해 특히 가격이 많이 비싸졌다”며 “아이가 고른 레고제품이 20만원이라 깜짝 놀랐다. 외식도 해야 하는데 부담이 크다”고 토로했다.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등이 각종 기념일을 앞두고 고물가에 지갑 사정에 빠듯한 서민들은 근심이 깊다. 5월이 '가정의 달'이 아닌 '가난의 달'이라는 자조섞인 말도 나온다.

외식비도 크게 올라서 가족끼리 식사 한번 하기도 힘들다.

5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햄버거, 피자, 치킨 등 주요 외식 프랜차이즈는 지난달과 이달에 걸쳐 메뉴 가격을 인상했다. 맥도날드는 2일부터 16개 메뉴 가격을 평균 2.8%, 피자헛은 2종 메뉴 가격을 약 3%씩 올렸다. 굽네치킨은 9개 메뉴를 1900원씩 올렸고, 파파이스도 평균 4% 가격을 올렸다.

불과 며칠 뒤 이어지는 어버이날을 앞둔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어버이날 부모님이나 장인·장모에게 선물을 하려해도 엄두가 안난다. 현금을 드리려해도 열악한 주머니 사정에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지난 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4월 전북특별자치도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4.07(2020년=100)으로 전년동월대비 3.0% 상승했다.

도내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어린이날·어버이날 등 공휴일이 포함된 5월에 선물 수요가 크게 늘어나 특수를 기대하고 있다”며 “하지만 고물가에 고객이 줄거나 비교적 저렴한 상품이 많이 팔리며 매출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고 말했다. 김명수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춘향제 12년째 전두지휘...한복의 美, 세계에 알릴것
  • 서울공항 봉인 해제에 일대 부동산 들썩… 최대 수혜단지 ‘판교밸리 제일풍경채’ 눈길
  • 화려한 축제의 이면... 실종된 시민의식
  • 군산 나포중 총동창회 화합 한마당 체육대회 성황
  • 대한행정사회, 유사직역 통폐합주장에 반박 성명 발표
  • 지유온 성장 가속화…상장전 경쟁력입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