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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문학가 이창순, 지역아동센터 아이들과 '토끼가 날아다니는 동시 숲' 엮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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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문학가 이창순, 지역아동센터 아이들과 '토끼가 날아다니는 동시 숲' 엮어내
  • 소장환 기자
  • 승인 2024.05.05 17: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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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이 스스로 쓰고, 그린 동시와 그림을 모아 ' 한 권의 책으로 만들어졌다.

전주의 송천나눔 지역아동센터 어린이들이 쓰고 그린 책 '토끼가 날아다니는 동시 숲'(엮은이 이창순·신아출판)이 그 책이다.

아동복지교사로 아이들과 함께 하면서 이 책을 엮은 아동문학가 이창순 작가는 아이들과 한바탕 놀아보자는 생각으로 아이들과 동시 쓰기를 시작했다.  

‘공부 끝내고/어서 자!//엄마 BTS 봐야 돼!(‘잔소리 엄마’전문)

아이는 BTS 볼 생각에 꼼짝하지 않고 공부를 하고 있는데, 엄마의 '어서 자'라는 말이 떨어진다. 엄마의 무서운 잔소리에도 굴하지 않고 'BTS 봐야 한다'고 말한다. 아이에게도 어른들이 생각지 못한 계획이 있는 것이다.

‘오늘은 구름이 포도처럼 몽글몽글/갑자기 포도구름 한 송이가 획!//-언니, 저기 포도구름 한 송이가 획! 날아갔어/-응, 포도구름? 포도구름이 뭐야./얼른 가야 해. 엄마한테 혼나//포도구름 두고 심부름 봉투를 들고서/언니 손잡고 나란히 걸어간다(‘포도구름’전문)

심부름을 가면서 본 하늘에 있는 포도송이 구름을 보면서 아이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엄마에게 단단히 들은 주의를 잊지 않고 동생의 손을 잡고 가는 언니가 안타깝다.

‘꼬르륵 꼬르륵/한밤중에 배가 고파온다//가족 몰래 먹는 라면!/한 번 몰래 끓여보자!//바스락 바스락 소리도 무섭다/부글부글 물이 끓는다//꼬불꼬불 면/짭쪼롬한 스프를 물에 넣자!//맛있는 냄새에/방에서 가족들이 다 나와버렸다//안 돼. 내 라면/하하 호호 후루룩 짭짭//한 숟갈씩 나눠먹는/밤의 행복!(‘라면’전문)

밤에 찾아 온 출출함에 라면은 참을 수 없는 유혹이다. 가족 몰래 라면을 먹어 볼 요량으로 숨죽여 라면을 끓여보지만 진동하는 냄새는 감출 수도 숨길 수도 없다. 라면 냄새를 따라 나온 가족들과 한 숟갈씩 나눠먹지만 행복하다.

동시집에는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BTS를 보고 싶고, 포도가 먹고 싶고, 한밤중에 몰래 먹는 라면이 가장 맛있는 평범한 일상의 이야기들.

이창순 작가는 "공부에 지친 아이들과 숨쉬기 하는 마음으로 동시를 읽고, 마음 나누기를 하다보니 아이들 스스로 하나 둘 짓기 시작한 것이 동시집으로 엮게 됐다"면서 "아이들의 투박하고 섬세한 감정이 담겨 있다"고 말한다.

동시집을 엮어 낸 이창순 작가는 최근 환경동화 '토끼의 후예'(책고래)를 펴냈고, 그림책 '깜장미르'(신아), 동시집 '엘리베이터에서 만났다'(공저/청개구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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