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05-18 22:17 (토)
MBC 신경민·김미화 교체설
상태바
MBC 신경민·김미화 교체설
  • 전민일보
  • 승인 2009.04.14 08: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운전 중 라디오를 들을 때가 많다. 한 주파수만 청취하는 게 아니라 여러 프로를 듣는다. 오락프로, 시사프로, 교양프로, 뉴스 등을 듣는다. 이중에서도 시사전문프로그램 MBC ‘손석희의 시선집중’ 김미화의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이라는 프로는 직장인들이 출퇴근길에 즐겨 듣는 프로다. 직장인들이 가끔 이 방송에 너무 빠져서 버스에서 내리기 아쉬울 때도 있고, 때론 정거장을 지나쳐서 내릴 때도 있었다는 말도 들었다.
  이렇듯 라디오 시사프로는 이제 정치의 한 영역을 차지하고 있다. 정부 관료나 국회의원들은 따로 기자회견을 가질 필요가 없다. 전화 인터뷰에서 하고 싶은 말을 하고 청취자들의 반응을 통하여 국민 여론을 파악한다. 
  여기서 라디오 인터뷰는 다른 의견을 가진 쌍방이 토론을 하는 것과는 달리 일방의 의견만 대중에게 전달되기 때문에 진행자의 역할이 아주 중요하다. 진행자는 청취자들이 달리 생각할 만한 부분을 정확히 짚어내고 날카로운 질문으로 인터뷰하는 사람의 저의를 끄집어내야 한다. 그래서 어떤 진행자는 아예 처음부터 “저는 반대측 입장에서 반론을 해보겠습니다.”라며 직접 토론을 하기도 한다. 또 어느 때는 찬성측 입장에서 반론을 유도하는 질문을 할 때도 있다.
  따라서 라디오나 TV가 정치에서 차지하는 역할이 커질수록 진행자의 의견도 아주 중요하다. 그리고 진행자는 중립적인 입장에서 국민의 대변인이란 자세를 가져야 한다. 라디오나 TV 인터뷰를 보고 듣는 사람들은 그래도 정치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다. 정치에 관심이 많을수록 비판을 하게 되고 건전한 비판은 우리 사회가 발전할 수 있는 토대가 형성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문화방송>MBC경영진이 한때 라디오 <뉴스광장>의 진행자였고 현재는 저녁 9시 뉴스데스크 진행자인 신경민 앵커와, 역시 MBC 라디오 프로그램 ‘김미화의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의 진행자 김미화 씨를 교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기자들과 라디오 피디들이 제작거부에 들어갔다. 기자총회 결정으로 제작거부에 돌입하는 것은 MBC 사상 초유의 일이라고 한다.
  한마디로 MBC 경영진의 이러한 움직임은 ‘정권의 눈치보기’다. 논란이 확산되자 MBC는 “새로운 형태로 뉴스를 개편하는 데 있어 신경민 앵커가 색깔이 너무 강하기 때문에 바꿔보는 게 어떻겠느냐 하는 것”이라며 ‘정치적이다’라는 시각에 대해 ‘해명’했지만 ‘변명’에 더 가까워보인다. 신경민 앵커 색깔이 강해 새로운 형태의 뉴스 개편에 적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한다면 뉴스 개편의 방향은 사실 불을 보듯 뻔한 것이 아닌가.
  날카로운 클로징 멘트(맺는말)로 정권의 미움을 산 신 앵커의 교체 문제에 대해 MBC 보도국장은 사내 여론을 광범하게 수렴해 13일에 결정하겠다고 했다. 아마 이 칼럼이 나갈 때쯤이면 신 앵커의 교체가 이뤄질 지도 모른다.
  정권의 압박과 경제위기로 인한 경영압박까지 극심한 상황에서 MBC 경영진의 고민은 이만저만 아닐 것이다. 그러나 위기일수록 원칙과 정의를 지키고 내부 단결을 이뤄가는 게 중요하다. 지난 1년 동안 권력에 대한 감시와 비판이라는 언론 본연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MBC는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해왔던가. 이걸 무시하고 당장의 위기를 모면하고자 권력에 굴종하고 아부한다면 공영방송으로서 MBC의 미래는 없을뿐더러 국민이 당장 등을 돌릴 것이다.
  필자가 생각건대 신경민 앵커는 그저 국민과 시청자들에게 전해야 할 진실과 진실을 바라보는 시각과 관점에 대해서 진행하고 있을 뿐이라고 본다. 물론 그가 너무 주관적이라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기자나, 앵커가 너무 주관적이 되면 진실을 왜곡, 호도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한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앵커는 객관·중립적이어야 하고 정치적으로 무색무취여야 한다는 게 교본처럼 통용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객관적이고 중립적이다? 무엇을 위한 중립이고 객관인가. 무색무취가 지고지순한 가치가 될 수 없다. 70년대부터 지금과 같은 뉴스제작시스템이 정착된 이래 삼십 여 년 동안 앵커의 자율권을 침해한 적은 거의 없었다.”
  신경민 앵커의 멘트 하나하나에 쾌감을 느끼는 시청자도 많을 것이다. 자신감에 찬 멘트에 때론 속이 후련할 때도 있다. 그의 멘트가 듣고 싶어서 MBC 뉴스를 시청한다는 사람이 생길정도로 그는 인기 있는 앵커멘트다. 신 앵커는 전주출신이다. 그러기에 그에게 더욱 애정이 가는지도 모르겠다. 그의 차분하면서도 인상 좋은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계속 이어지기를 바란다. 

 신영규 / 수필가·자유기고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춘향제 12년째 전두지휘...한복의 美, 세계에 알릴것
  • 서울공항 봉인 해제에 일대 부동산 들썩… 최대 수혜단지 ‘판교밸리 제일풍경채’ 눈길
  • 화려한 축제의 이면... 실종된 시민의식
  • 군산 나포중 총동창회 화합 한마당 체육대회 성황
  • 대한행정사회, 유사직역 통폐합주장에 반박 성명 발표
  • 지유온 성장 가속화…상장전 경쟁력입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