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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들 지갑 열리는 소비 양극화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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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들 지갑 열리는 소비 양극화 심화
  • 전민일보
  • 승인 2023.06.23 09: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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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의 중간지대가 사라지고 있다. 해외 유명 명품 브랜드의 1,000만원대 가방은 수요가 넘쳐 수개월을 기다려야 살 수 있을 만큼 인기고, 지난해 수입차도 30만대가 넘게 팔리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한다.

반면, 초저가 떨이 상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유통기한이 임박한 라면이나 과자를 반값 이하로 싸게 파는 온라인 쇼핑몰이 인기를 끌고 있기도 하다.

이처럼 아주 비싸거나 아니면 아주 싼 물건들에만 소비자들의 지갑이 열리는 소비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가장 큰 원인으로는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인플레이션이 꼽힌다. 지난 달 발표된 5월 미국의 소비자 물가 지수는 8.6%로 41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고, 국내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6.0%까지 오르며 1998년 외환위기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현재 4% 중반대까지 떨어지긴 했으나 여전히 높은 소비자물가지수는 서민들의 경제를 힘들게 하고 있다.

이처럼 최고 수준의 인플레이션으로 가계 생활비 부담이 커지면서 ‘소비 양극화’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고소득과 보유 자산 가치 상승으로 인플레이션의 타격을 비켜 간 고소득층은 기존 소비 수준을 유지하거나 늘리는 반면, 중산층 및 저소득층은 더욱 저렴한 상품과 서비스를 찾으면서 소비 격차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부익부 빈익빈이다.

가구별 소득과 소비 행태에서도 양극화를 확인할 수 있다. 물가가 오르면 필수 생계비 지출 비중이 높은 저소득 가구의 지출은 가만히 있어도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

실제 소득 하위 20%의 저소득 가구는 올 1분기 소득의 42.2%를 식료품, 외식비로 썼다.

이들 가구의 월평균 소비지출은 전년대비 3.2% 증가 했는데 소득 상위 20%의 소비지출이 1.7% 느는 데 그친 것과 대조적이다.

유통업체 간 희비도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중산층이 주요 타깃인 대형마트 매출은 1.9% 감소했지만 백화점은 16.8%가 증가하면서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너도나도 선호하고 하나쯤은 갖고 싶은 명품 수요가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한편으로 소비의 프리미엄화 현상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소비패턴이 바뀐 탓도 있다. 코로나로 인해 강제적으로 이동권이 제한되고 집에 갇혀지내는 동안 쌓인 스트레스 등을 소비를 통해 풀다보니 보통 때보다 훨씬 더 고급스러운 소비를 지향하게 됐다는 것. 1,000만원을 호가하는 초대형 프리미엄 TV가 인기리에 팔리는 반면, 가성비를 내세우는 몇 십만원 대 자체브랜드(PB) 상품 매출도 함께 높아지는 등 코로나19 이후 제품 구매의 소비 양극화 현상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또한, 개인의 기호에 따라 소득수준보다 높거나 낮은 소비를 동시에 하는 이중적 소비 패턴의 영향도 있다. 평소에는 저가품 위주의 가성비를 따지다가 특별한 날에는 고가품 위주의 가심비를 추구하는 것이다. 통신사할인 쿠폰으로 식사 값은 아끼면서 디저트는 유명 파티셰의 케이크나 스페셜 티 커피를 마신다든지, 명품가방에는 과감히 지갑을 열지만 식재료값은 몇 백원이라도 더 아끼려고 마트의PB 상품을 구매하는 식이다. 자신이 필요로 하는 가치를 추구하는 현상과 경기 둔화로 인한 소비 심리위축이라는 두 가지 심리가 공존하며 소비 형태가 극단화 된 것이다.

이처럼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앞으로는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소비 패턴의 양극화가 더욱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소비의 주축인 중산층이 무너져 소비 양극화가 심화하면 총수요가 감소해 성장률이 둔화할 가능성이 높다.

김종일 전민일보 경제부장

※본 칼럼은 <전민일보>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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