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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3일은 농아인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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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3일은 농아인의 날
  • 전민일보
  • 승인 2023.06.22 09: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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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아인의 날은 조선농아협회가 설립된 1946년 6월을 기념하는 ‘6’과 귀의 모양을 형상화한 ‘3’이 결합되어 매년 6월 3일을 농아인의 날로 제정했다.

농인의 정체성 확립을 실현하기 위하여 한국농아인협회에서는 1997년도부터 ‘전국농아인대회’를 개최한다. 자긍심을 고취하고 장애인식개선을 위해 올해는 전주에서도 기념식을 가졌으며, 아직은 잘 알려지지 않은 부분도 있겠지만 농인들에게는 생일과도 같은 날이기도 하다. 농인의 인권이 바로 서는 그날까지 우리 함께 같이 걸어가길 바라는 마음이다.

사실 인간이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가는데 있어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자신의 의사를 타인에게 표현하며, 타인의 의사를 이해하여 의견을 주고받는 의사소통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의사소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으면 우리는 상대방이 무엇을 원하는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전혀 알 수가 없고 그로인해 오해를 불러일으키기도 하고 불이익을 당하기도 한다.

일반적인 의사소통은 언어를 통하여 이루어지며 언어를 이용하여 의사전달을 하는 방법으로는 음성언어로 하는 경우와 문자언어를 통하여 하는 경우가 있다. 이 밖에 비언어적인 방법으로는 손짓, 몸짓, 표정 등으로 의사전달을 하는 경우가 있다. 그 중 언어를 사용하여 의사전달을 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고 바람직한 의사소통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농인(聾人)은 듣지 못하기에 청인(廳人)과 의사소통이 안 되는 상황이다. 장애인 중에서 의사소통에 상당한 오해와 갈등을 안고 살아가는 이들이 바로 농인이다. 농인은 사회 구성원으로서 문화생활을 통한 간접 경험의 기회를 제한받고 있으며, 사회적 역할에 있어 자연히 청인 사회에서 소외되기 쉽다. 이에 농문화로 규정되는 농문화의 특징을 가장 뚜렷하게 나타내는 것이 수어이다. 이 수어는 농인들의 일차언어로서 농문화의 존립을 가능하게 하기에 농인들의 문화와 수어에 대한 바른 인식과 이해를 바탕으로 수어를 익혀 농인과 청인간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돕기 위해서 음성언어를 수어로 또는 수어를 음성언어로 전달하는 가교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하겠다.

농인의 92.5%가 수어통역이 꼭 필요하다고 답했으며, 수어통역의 도움을 받은 결과 도움이 컸다고 68.5%가 답하였다.(한국농아인협회 자료) 이는 농인들이 의사소통에 있어 불편을 느끼고 있음을 의미하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 수어통역을 이용한 경험이 있음을 나타낸다. 따라서 다양한 경험과 지식과 기술을 활용한 전문적인 수어, 음성통역서비스의 효과성은 농인들의 생활의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역할이 된다하겠다.

통역사로서의 역할을 보면 수어통역도 일반통역과 같은 역할을 해야 한다는 A의 메시지를 B에게 충실히 전달하기 위해 직역하는 것을 지향하게 되었고, 수어와 국어를 자유스럽게 변환 할 수 있는 통역을 필요로 하는데, 의사소통의 촉진자로서의 역할을 다해야 하겠다. 참으로 쉽지 않고 시간이 흐를수록 더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의사소통의 중개자로서 농인을 대신하여 의사결정을 하고 판단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예전 모습의 수어통역역할이 아니라, 농인의 의사를 제대로 반영하는 통역을 위해 더 열심히 농인의 문화를 이해하고 함께 해야겠다. 수어통역이 청인이 느끼기에 작은 부분이라 할 수도 있겠지만, 농인의 삶의 질을 높여가는데 있어 가장 기초적인 접근점이 되기 때문에 결코 그렇지 않음을 인지해주기 바란다.

수어통역서비스를 제공받는 농인들은 통역사와의 만남을 자신들 마음의 문이 열리고 그러므로 사회가 보이고 소통의 길을 열어 구성원으로서 사회의 일원이 되고 있음으로 해석된다 하겠다. 따라서 농인들에게 수어통역의 의미는 농인이 가슴에 담아놓았던 말, 하고 싶은 말, 듣고 싶은 욕구를 밖으로 표출하여 소통의 통로가 되는 것이다. 3년여 긴 시간동안 코로나로 인해 누구보다 더 움츠렸던 농인들이 편안한 마음이 되어 청인과 ‘수어’라는 언어로 서로 통합된다면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역할도 충분히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 수어를 사랑하며 함께 배우길 희망한다.

최현숙 수어통역사

※본 칼럼은 <전민일보>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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