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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이문열 씨의 궤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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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이문열 씨의 궤변
  • 전민일보
  • 승인 2008.06.20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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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이문열 씨는 베스트셀러를 펴낸 유명 인물이다. 창작물의 판매부수가 1천 만권이 넘고 100억 원의 인세를 받았다고 스스로 밝힐 정도로 유명 작가이다. 한국사람 중에 그의 소설을 안 읽어 본 사람이 없을 정도다. 이러고 보면 가히 ‘국민소설가’라고 해도 무리는 아니다.
  그런데 그가 지금 많은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그는 지난 17일 한 라디오 시사프로에 출연, 50일 가까이 지속되고 있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에 대해 “불장난을 너무 오래 하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이씨는 앞서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과 관련 “사회적 여론조작도 많이 개입돼 있다”며 여론조사에 불신을 나타냈다. 지금과 같은 개명천지에 인위적으로 여론을 조작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본인도 알 법도 한데, 왜 그런 뒤틀린 말을 한건 지 이해가 안 간다.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 조사는 이씨가 신뢰하는 조·중·동 등 수구 보수언론도 실시한 바 있다. 이씨의 발언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그는 일부 네티즌들이 보수 언론의 광고주에 압력을 행사하는 것에 대해 “범죄행위 이고 집단난동”이라고 했다.
  문제의 발언은 또 있다. 아주 심각한 발언이다. 그는“의병이라는 것은 국가가 외적의 침입을 받았을 때뿐 아니라 내란에 처했을 때에도 일어나는 법”이라며 촛불집회의 반작용으로써 일종의 의병운동 같은 반대여론이 일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기서 이씨가 말한 반대 여론이란 일종의 무력 진압으로 이해 될 수도 있다. 
  과연 이문열 씨가 말하는 진압이란 어떤 진압 방식을 말하는가. 과거 군사독재정권에서 사용한 싹쓸이 방식의 진압인가. 아니면 총칼로, 탱크로, 그 무엇으로 진압을 해야 한다는 말인가. 비민주적이고 독재적인 집단들이 눈에 핏발을 세우며 사용했던 용어들을 그리 쉽사리 사용할 수 있단 말인가. 진정 당신의 그 용기가 군부독재시절에는 일언반구도 없었지 않았는가. 이것이 소위 베스트셀러를 펴낸 작가의 입에서 나온 말인가. 정말 한심하기 짝이 없고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경악과 실망을 금할 수 없다.
  물론, 자기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것은 자유이다. 민주국가에서 표현의 자유는 어느 정도 보장된다. 그러나 은연중에 국민들의 촛불집회를 비하하고 난국의 상황을 보수와 진보의 대립으로 몰고 가 결국 국론을 분열시키고 무력진압을 요구하는 듯한 그의 말은 궤변이라고 단정하지 않을 수 없다.
  대표적 보수논객인 이문열 씨는 지난 2004년 한일합방이 국제법상 ‘합법’이라는 주장을 펴 네티즌들의 거센 비난을 산바 있다. 문제의 발단은 이씨가 당시 한 신문과의 전화인터뷰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친일청산에 대한 반대 입장을 표명하며, “우리는 36년간 국제법상 합법적으로 합방됐다”고 말한 데서 비롯됐다. 그의 이 같은 주장은 우선 1910년 일제에 의한 조선의 강제합병을 국제법상 합법이라고 보는 잘못된 역사인식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비난 받아 마땅하다.
  지금 국민을 분노케 하고 촛불집회를 촉발시킨 원인은 이명박 정부의 독단적인 국정운영방식에 있다. 국민 다수의 뜻을 무시한 채 쇠고기 전면 수입을 강행하고, 한반도 대운하를 밀어붙이고 KBS 등 언론을 장악하려고 하는 등의 반민주적인 행태에 국민이 화가 난 것이다.
  이 나라는 대통령의 것이 아니다. 대통령이 운영하는 기업이 아니다. 이 나라의 주인은 국민이다. 때문에 모든 문제는 국민에게 물어보고 해야 한다. 다수 국민이 반대하면 중단해야 한다. 그럼에도 조갑제씨나 이문열씨 등은“반 촛불 의병” 운운하면서 보수 세력을 선동하고 있다. 무책임하기 짝이 없다. 많은 국민의 의사가 반영되어 있는 촛불집회를 왜곡하고 “불장난” “내란” 같은 언어로 깎아 내리려는 그들의 발언을 보면 심성이 뒤틀린 ‘싸가지’또는 ‘버르장머리’없는 사람으로 보인다. 일부에서는 그의 발언을 두고 책을 팔기 위한 술책이라고 한다. 자기가 내뱉은 말을 세인의 이목을 집중시키게 만들어서 자기 주가를 높이려는  의도된 발언으로 들린다. 이문열 씨는 이제 권력에 아부하는 작가가 아닌 민중의 소리를 귀담아 듣는 작가가 되어야 할 것이다.  

신영규  수필가/자유기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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