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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의 맛과 혼’ 현대판 대장금 솜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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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의 맛과 혼’ 현대판 대장금 솜씨
  • 소장환
  • 승인 2007.11.22 01: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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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통문화고교 생활과학과 작품전시회

전주 천년의 맛과 혼(魂)을 이어가는 현대판 대장금들이 한껏 솜씨를 부린 잔치가 벌어졌다.

전주에서 금산사로 가는 길목인 중인리 모악산 자락, 구이중학교 중인분교 자리에 지난 2002년 새로운 얼굴로 자리 잡은 한전통문화고등학교(교장 강경자). 이 학교의 생활과학과 학생들이 20일과 21일 작품 전시회를 가졌다.

20일 오후 2시 학교 강당에서 많은 손님들이 작품전시회장을 찾은 가운데 테이프 커팅을 시작으로 생활과학과 학생들이 정성껏 준비한 한식, 제과제빵, 퓨전, 양식 등 다양한 음식들이 선보였다.

전통문화 지킴이들의 다섯 번째 전시회

지난 1998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전북을 방문했을 당시 천년고도인 전주에 전통문화학교 설립을 약속하면서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대학이 아닌 고교과정에서 전통문화를 특성화한 한국전통문화고등학교.

올해로 개교 6주년을 맞이한 이 학교는 가장 한국적인 학교를 지향하면서 조상들의 슬기와 지혜가 담긴 전통문화를 계승, 발전시킬 수 있는 ‘전통문화 지킴이’들의 산실(産室)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특히 생활과학과 학생들은 매년 각종 조리 관련 대회에 다수의 학생들이 우수한 수상실적을 거두고 있다. 올해도 향토음식 발굴대회 대상, 군장대 조리대회 대상, 전북 차예절 경연대회 대상, 전주천년의 맛 잔치 WWKF선정 경연대회 대상 등 갈수록 그 기량을 대외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안팎에서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한국전통문화고의 대장금들이 작품전시회에 내놓은 작품들 역시 예사롭지 않다. 이 가운데 졸업을 앞둔 3학년 학생들이 선보인 △한식 ‘korea style food’, ‘부용(芙蓉)’, ‘지란지교(芝蘭之交)’ △제과제빵 ‘if only’, ‘녹차프린스1호점’ △퓨전 ‘몽환 part Ⅱ’, ‘미(美)’ 등 작품에는 지난 3년 동안 갈고닦은 실력이 그대로 녹아들었다.

이 학교 강경자 교장은 “아직은 미숙하고 설익은 솜씨지만, 아이들의 정성이 담긴 작품들이기에 하나하나가 전통문화 지킴이로써 새롭게 배운 것들을 실천하고 아름답게 창작하려는 학생들의 마음들이 담아있어 소중하고, 미래의 요리전문인으로서 열정과 꿈을 담을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강 교장은 “학생들의 창의성을 키우며 전통과 현대의 소통은 물론이요, 인정(人情)이 넘치는 포근한 쉼터요, 나눔의 공간이 되고 있어 더욱 의의가 있다”는 말로 이번 전시회의 의의를 설명했다.

한국전통문화고등학교는

국내 유일의 전통문화 특성화 고교인 이 학교는 1만4919㎡(약 4천513평)의 넓은 부지에 약 100억원에 가까운 시설비를 들여 지어져, 생활과학과·공예디자인·한국회화과·한국음악과 등 4개 과에서 80명(과별 20명 정원)의 학생을 모집하고 있다.

생활과학과는 한식과 궁중요리 등을 배워 ‘대장금’과 같은 전통음식의 장인을 키워내는 곳이며, 공예디자인과는 나무 다루기, 종이제작법 등을 익혀 목수 또는 전통한지의 장인을 배출하는 곳이다.

한국회화과는 문인화와 사군자 등 우리의 전통회화를 배우고, 한국음악과는 판소리와 거문고, 가야금 등을 갈고 닦아 명창, 고수, 연주가를 키워내고 있다.

한국전통문화고 학생들은 모두 학교 건물에 이어진 기숙사에서 생활하며, 소리와 악기를 익히는 학생들은 개인별로 연습실이 갖춰져 언제든지 기량을 연습할 수 있다.

학교 건물도 본관동을 비롯해 강당과 기숙사동이 서로 연결돼 이용이 편리한 구조로 만들어져 있으며, 교사별 연구실까지도 따로 갖춰져 있다. 소장환기자


[인터뷰] “맛과 멋, 그리고 전통의 맥이 흐는 전통교육”…강경자 교장

“천년의 맛과 멋, 그리고 이런 아름다운 전통의 맥이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아이들을 지도하고 있습니다. 어떤 음식이든 맛도 있어야 하고, 멋도 있어야 하고, 예술적 가치라고 할까, 이런 것도 함께 살려지면 음식도 멋진 작품으로 승화될 수 있을 것입니다.”

올해 9월 1일자로 이 학교에 부임한 강경자(60·사진) 교장은 미술과를 전공한 예술인으로 이 학교의 오랜 숙원이었던 전문가 교장이다.

여전히 이래저래 할 일이 태산처럼 많아 정신이 없다는 강 교장은 학생들의 작품전시회를 앞두고도 아이들과 함께 행사를 준비하는 데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섰다. 행사장에서는 고운 한복을 차려입고 맨 앞에서 손님들을 맞이하기에 분주했다.

이런 가운데서도 강 교장은 “전통의 맥을 되살려 ‘겨레의 혼을 이어 세계로’라는 슬로건을 내세우고 있다”면서 “우리 학교에 오는 학생들이 생활과학과 뿐만 아니라 공예디자인, 한국회화, 한국음악 등 모든 학과의 학생들이 모두 전통의 맥을 이어 세계로 발돋움해가는 아이들로 키우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어 강 교장은 “아이들도 자부심과 긍지를 갖고, 밤잠을 설쳐가면서 작품전시회를 준비하는 모습이 너무 대견스럽고, 기특하기만 하다”며 학생들에 대한 사랑을 나타냈다. 소장환기자

[인터뷰] “전통 한식은 화려하면서도 맛과 영양이 풍부한 웰빙 식단이죠”…부용(芙蓉)팀(이선혜·이윤아·김영아)

“화려하면서도 기본에 충실한 작품이에요. 음식의 주재료도 우리나라에서 나는 것들로 구성됐어요. 단호박, 돼지고기, 배추, 미나리, 명태…. 다 한국적인 것들이죠.”

작품전시회장에서 만난 전통한식에서 궁중요리를 선보인 ‘부용(芙蓉)’을 출품한 3학년 학생 이선혜(18), 이윤아(18), 김영아(18).

작품의 테마에 대해 묻자 세 학생은 이구동성으로 대답했다. “부용이라는 게 연꽃을 의미하는 건데요. 마지막 졸업 작품이니까 그동안 배웠던 것을 다 보여줄 수 있는 화려한 작품을 선보이자는 의미에서 부용이라고 했어요.”

여기에 영아가 한 마디 보탰다. “1학년 때부터 양식이랑, 제빵도 모두 배우는데요, 한식이 가장 화려하면서 재료와 조리법이 다양하죠. 게다가 토속적인 재료들을 사용한 전통한식이야말로 현대인들이 가장 추구하는 웰빙식단하고도 맞아 떨어져요.”

졸업작품 이후에 선혜와 윤아는 대학진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선혜는 영양교사, 윤아는 유치원 교사가 꿈이다. 영아는 요리에 대한 매력이 커 한국요리 연구를 통한 세계화에 큰 뜻을 품고 있다. 소장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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