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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 생활로 똘똘 뭉친 ‘생거 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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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 생활로 똘똘 뭉친 ‘생거 부안’
  • 홍정우 기자
  • 승인 2018.11.07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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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예로부터 두레와 계, 향약 등 공동체 생활을 해왔다. 이러한 공동체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소외받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과거 공동체 시대 부안은 생거부안으로 통했다.

조선시대 암행어사 박문수가 “부안은 어염시초(물고기·소금·땔나무)가 풍부해 부모를 봉양하기 좋으니 생거부안”이라고 평할 정도니 부안의 공동체 문화는 단연 으뜸이었다.

그러나 급속한 산업화와 도시화로 인해 어느 순간 우리네 농촌에서는 공동체 문화가 사라지고 있다.

하지만 21세기 새로운 공동체 문화를 꽃 피우며 살기 좋은 힐링 부안을 실현하는 이들이 있다.

바로 변산공동체와 산들바다공동체, 하서 미래영농조합법인 등이다.

변산공동체는 ‘농부철학자’ 윤구병 변산공동체학교 대표가 지난 1995년 설립했다.

윤구병 대표는 당시 정년이 보장된 대학교수직을 내던지고 부안 변산으로 내려와 직접 농사를 짓고 공동체학교를 만들었다.

현재 변산공동체에는 학생 20명을 포함해 40여명이 거주하고 있다. 학과공부와 함께 그릇빗기, 목공, 천연염색 등을 배우고 산과 들로 다니며 자연 속에서 체험학습을 하고 있다.

특히 변산공동체 주민들은 화학비료나 농약을 일절 사용하지 않고 유기농으로 농사를 짓는다.

힘들게 생산한 농산물을‘구름산마을이야기’라는 소식지를 통해 소비자와 직거래 한다.

수익이 발생하면 나누지 않고 공동체에 귀속시켜 병원비나 옷값 등 필요한 모든 것을 함께 해결한다.

진정한 공동체 문화의 표본을 보여주고 있다.

변산 산들바다 공동체는 산과 들, 바다가 잘 어우러져 물산이 풍부하고 인심이 후덕한 부안에서 30년 가까이 유기농업을 실천해 온 지역 출신들과 평균 10여년에 이르는 귀농인들이 함께 하는 젊은 공동체다.

변산의 유기농업은 지난 1983년부터 태동했으며 이때부터 산들바다 공동체가 출발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17개 농가가 함께 참여하고 있지만 지역 유기농업의 역사에 비춰 회원 수가 많지 않은데 변산지역은 상업과 어업이 발달해 있고 호남평야지대를 기반으로 하는 논농업 중심의 대농이 성행해 지역 공동체를 만들기에 어려움도 많았다.

이러한 주변 여건 속에서 지역농업과 공동체 운동을 어떻게 전개해 나가야 할지 고민도 많지만 모두가 함께 하는 민주적이며 책임 있는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일일채소와 양념채소, 김장채소, 주잡곡, 과수, 가공 등 다양한 소득을 창출하고 다양한 교류행사 등을 통해 공동체 문화 확산에 기여하고 있다.

하서 미래영농조합법인은 친환경 농업 전면 실천, 3세대 농업인 육성, 협업적 공동 경영 모색 등을 통해 농업의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농산물 수입개방 문제가 한창 심각하던 2000년 농업의 세로운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수도작 재배농가 20여명이 뜻을 모아 미래작목반을 설립한 것이 모태가 됐다.

수도작 뿐만 아니라 밭작물까지 친환경 농업 실천에 집중하고 있으며 귀농인 과 지역영농 2세 등을 중심으로 ‘미농사(미친 듯이 농사짓는 사람들)’라는 모임을 만들어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과 공동 영농활동 등을 통해 후계 농업인 양성에도 집중하고 있다.

특히 하서 미래영농조합법인은 개별경영의 한계를 극복하고 기술의 고도화를 통한 친환경 생산성 향상 및 3세대의 용이한 영농참여를 보장하기 위해 지난 2015년부터 협업적 공동 경영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일본 연수를 추진해 오사카를 중심으로 한 8곳의 집락영농단지를 견학하기도 했다.

자본과 농지, 기술, 농업노동 등 모든 부분을 공동화하고 투여한 자본, 노동, 기계장비 등에 대한 가중치를 부여해 최종 정산하는 방식으로 운영 중이며 생협과의 파트너 관계를 통해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한 기초 위에 친환경 농업, 후계인력 육성, 협업경영을 통해 농업의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하서미래영농법인의 비전이다.

이를 위해 36명의 조합원과 17명의 젊은 농업인들이 똘똘 뭉쳐 오늘도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부안=홍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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