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최대 도크 1개 운영 중, 가동중단은 사실상 폐쇄 의미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의 단 1개뿐인 도크(Dock·선박건조대)가 문을 닫으면 군산경제는 물론 전북경제 전반이 심각한 침체의 늪에 빠질 것이라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군산조선소는 현대중공업의 다른 3곳(울산·삼호·미포)과 달리 1개의 도크만 운영 중이어서 도크가동 중단은 사실상 조선소 폐쇄와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도크폐쇄는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직영과 사내·외 협력업체 직원 5000여명의 대량실직 사태 등 쓰나미급 경제여파와 향후 조선산업 복구조차 불투명해 도크존치가 선결과제로 떠올랐다.
12일 전북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지난 2010년 군산 제2국가산업단지 1조2000억원 사업비를 투입해 세계최대 규모의 130만톤급 도크(700m×115m×18m) 1개를 건설했다.
25만톤급 선박 4척을 한꺼번에 건조할 수 규모이다. 세계최대 규모인 1650만톤급 골리앗크레인도 갖춰 LPG운반선과 광물·원유운반선 등 초대형 선박 건조에 유리한 조선소로 손꼽힌다.
현대중공업은 울산 9개, 군산 1개 등 총 10개의 도크를 운영 중이며,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삼호중공업 등 계열사를 포함하면 총 18개의 도크를 보유하고 있다.
군산 등 4개 조선소의 정상운영을 위해서는 통상 상반기에만 최소 40척 이상의 수주가 필요한 가운데 글로벌 조선업 불황여파로 올해 상반기 현대중공업 수주규모는 7척에 그치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은 지난 5월 효율이 떨어지는 도크를 우선적으로 순차적 도크가동 중단 방침을 시사했다.
업계에서는 작업의 연속성, 집적성 등을 고려했을 때 1개의 도크만 따로 분리되고, 일감이 줄어들고 있는 군산조선소가 1차 구조조정 대상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당초 현대중공업은 올해 군산조선소 선박물량으로 13척(38만톤)을 배정했으며, 4척 선박의 건조는 완료됐다. 나머지 9척 중 올해 8척을 건조하고 1척은 내년으로 이월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7월부터 군산조선소에서 건조돼야 할 LPG운반선 2척의 선박물량을 울산조선소로 돌연 배정하면서 내년 상반기 7척 건조계획이 5척으로 감소해버렸다.
현재로선 추가적인 수주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내년 4월께 군산조선소 도크가 멈추게 된다.
이날 전북도청 종합상황실에서 열린 송하진 도지사 주재의 긴급 대책회의에서 조선업계 관계자와 전문가들은 군산조선소 도크 존치가 가장 핵심적인 선결과제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JY중공업 이홍렬 대표는 “군산조선소 도크가 문을 닫는다면 지난 5년간 어렵게 일궈놓은 군산지역의 조선업 인적 인프라와 설비 등이 모두 붕괴된다”며 “향후에 신규물량이 늘어나더라도 군산지역 조선업 생태계가 붕괴되면 복구가 불가능해진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송 지사는 13일 서울로 상경해 도내 국회의원과 군산조선소 사태에 대한 긴급 대응책을 재차 논의할 계획이다.
송하진 도지사는 “중앙 정치권과 공조를 강화해 군산조선소 도크 폐쇄가 현실화되지 않도록 총력전을 펼치겠다”며 “군산조선소 정상운영을 위한 대정부 설득논리를 전문가들과 긴밀하게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윤동길기자
| 도크(Dock·선박건조대) : 선박을 건조·수리하기 위해 조선소·항만 등에 세워진 시설을 말한다. 건조된 선박을 바다에 띄울 수 있도록 해주는 시설로 도크의 규모와 수는 조선업체의 건조능력을 가늠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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