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극장을 무대로 활동하는 6개 극단이 13일부터 12월 28일까지 ‘전북소극장연극제’를 전북지역 5개 소극장 무대에 올린다. 올해 23번째인 ‘전북소극장 연극제’는 전북 연극의 산역사이자 연극 예술의 토대이다. 6회에 걸쳐 올해 공연되는 작품과 극단들을 통해 전북연극의 현재를 더듬어본다.<편집자주>
정읍을 중심으로 활동하며 전북연극계에 기반을 구축한 ‘우리아트 컴퍼니’가 이번 연극제에서 ‘닐 사이먼’의 연극 ‘굿 닥터’를 ‘선물’이라는 제목으로 들고 나왔다.
‘굿 닥터’는 연극 팬들에게는 너무나 잘 알려진 세계적인 작품으로 작가 ‘닐 사이먼’이 러시아 작가 ‘안톤 체홉’의 몇몇 단편들을 재 각색해 모아 놓은 작품이다.
2막 9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이 희곡은 ‘닐 사이먼’ 특유의 서민들 삶을 대하는 태도에 대한 풍자와 해학이 곳곳에 숨겨져 있으며 1973년 발표 이후 브로드웨이를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많은 공연이 끊임없이 이어져 오고 있을 만큼 인기가 있다.
‘우리아트 컴퍼니’는 이번 공연에서 ‘굿닥터’의 10개의 에피소드 가운데 치과의사, 물에 빠진 사나이(건달), 유혹, 생일선물 등 4개의 에피소드를 각색해 ‘선물’로 재포장했다
고약하게 썩은 이빨 때문에 엄청난 고통을 겪다 치과에 가지만 서투른 조수 때문에 더욱 고통을 당하게 되는 신부님의 간절한 이야기 ‘치과의사’, 남의 아내만을 유혹하여 즐기던 한 남자가 결국 현명한 한 여자로 인해 진실한 사랑을 하는 사람으로 변하게 되는 이야기인 ‘유혹’, 사람들 눈에는 우스워 보일지언정 나름의 직업을 가지고 살아가기 위해 애쓰는 남자의 이야기 ‘물에 빠진 사나이(건달)’, 마지막으로 아들의 열아홉살 생일에 특별한 선물을 하고 싶어하는 멋지지만 엉뚱했던 아버지를 추억하는 이야기 ‘생일선물’ 등이다.
“뭔가 한없이 가벼워 보이는 대사들의 행간을 조금 더 진지하게 바라봤을 때, 아!하고 작가가 이야기하고 싶은 주제가 들립니다”
연출자 정찬호는 “20대 중반에 처음 접했을 때를 생각하면 한없이 어린 눈높이였던 것 같아 부끄럽지만 이제 25년의 세월을 더해 연출로 다시 조우하고 있다”며 “그때보다는 조금 더 많은 의미를 전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극단대표로 연출을 맡은 정찬호가 사제·경찰·아버지로 연기하고 작가역 정민석, 닉·건달·아들 역 안광휘, 일레나·거리여자 역 진시라 등이 출연한다.
23일부터 12월 2일까지 한옥마을아트홀에서 공연한다.
▲극단 ‘우리아트 컴퍼니’
정읍을 기반으로 2011년 창단했으며 길지 않은 연혁에도 불구하고 정읍과 전주를 중심으로 6편의 창작초연작을 포함한 21회의 정기공연, 다양한 순회공연 등을 통해 탄탄한 실력을 가진 중견 극단으로 자리잡았다.
청소년 교육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 청소년 연극 ‘비 그치고 무지개 뜨다’, ‘톡톡통통’ 등을 대표작으로 가지고 있으며 정기 및 상설 연극교실을 운영해 지속적인 인재발굴과 양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도내 극단 중에는 유일하게 ‘신나는 예술여행’사업에 참여하며 소외계층을 위한 찾아가는 문화활동 등 활동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박해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