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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그리스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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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그리스의 미래
  • 전민일보
  • 승인 2015.07.27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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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준 수필가

 
그리스는 지난 6월 30일 15억 유로 규모의 만기 IMF 채권을 상환하지 못하고 채무불이행을 선언했다. 7월 6일 시행된 구제금융 최종 협상안에 대한 국민투표에서는 반대가 61%로 나왔다. 그리스 사태가 어떻게 전개될지 세계인들이 주시하고 있다.

그리스는 사실상 국가부도 상태에서 유로존과 국제기구의 수혈로 연명하는 처지가 될 것이 확실하다. 긴축안을 받아들여 구제금융을 연장한다 해도 회생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 게 문제다. 경쟁력이 있는 산업이 없고 환율 주권이 없는데 어떻게 살아날까?

먼 장래를 위해선 유로존을 탈퇴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주장도 있다. 실력은 없으면서 당장의 달콤함을 위해 환율 주권을 포기한 게 얼마나 큰 고통을 주는지 보여준다. 정치 지도자의 잘못된 선택이 얼마나 큰 재앙을 초래하는지 반면교사이기도 하며, 포퓰리즘 정책의 남발로 능력 이상의 복지지출을 하면 어떤 종말이 오는지 보여주는 전형적인 사례다.

은행 영업정지로 불편하지 않으냐고 묻자, 어느 할머니는 돈은 외국은행 계좌에 여러 군데 나누어 놓았고, 미리 찾아놓은 현금도 많다고 대답하였다. 돈 있는 집안의 학생들은 외국에 어학 공부를 하러 나가, 일자리를 외국에서 찾으려 한다고 어느 대학생은 말했다. 의사, 과학자, 건축가 등 전문직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해외 이탈로 두뇌 유출이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 삶의 질이 다른 유럽 국가들보다 뒤떨어지니 이민 오는 사람은 줄고, 젊은 두뇌들을 중심으로 선진국으로 떠나는 사람이 늘었다.

현재 국제채권단에 300조 원의 빚을 지고 있는 그리스는 채권단의 구제금융안을 수용하는 길밖에 없다. 그리스는 식품과 원자재의 절반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데, 거래대금을 지급하지 못하게 되어 수출과 수입도 중단되었다.

6월 28일이후 은행은 영업을 중단했고, 신용거래 시스템이 붕괴하여 모든 거래는 현금으로만 가능하다. 주요 생필품의 재고가 바닥이 났다.

어느 택시 운전사는 1년 동안 휴일 없이 하루 20시간 운전을 하지만, 손에 쥐는 돈은 하루 30유로에 불과하다고 불평했다. 항공 예약은 40%가 감소했고, 송금제한 조치로 무역거래는 정지되었다. 전체 가구 절반의 주 소득원은 노인들의 연금뿐이다. 실업률은 26%까지 치솟았고, 청년 실업률은 50%에 육박하고 있다. 그리스와 채권단이 상호합의를 통해 부채를 탕감하고 그리스가 유로존에 남는 게 유럽국가들 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를 위하는 길이다.

그리스는 한때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였다. 1980년대 1인당 GDP가 1위를 기록했는데, 조상이 남겨준 위대한 문화유산과 해운업이 그 비결이었다.

수천 년 전 그리스 현인들은 나태와 방만이 지배하는 도시국가의 추락을 경고했지만, 소크라테스의 후예들은 달콤한 만찬에 취해 교훈을 잃어버렸다. 결국 막대한 빚으로 부도를 내고 삼류국가로 추락한 것이다.

어느 정치인은 말했다. 그리스에서 문명이 발생하여 결과적으로 다른 유럽 국가들이 문명의 혜택을 입게 되었으니 이제 유럽 국가들이 그리스를 도와 은혜를 갚을 때라고 궤변을 늘어놓은 것이다.

그리스는 어디로 갈 것인가? 그리스의 장래가 유럽에 미치는 영향은 어떤 것인지, 그리고 세계 경제에 드리우는 그림자는 무엇일까? 우리나라에는 어떤 교훈을 주는지 살펴 대비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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