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역을 앞둔 병장이 군 생활 동안 모은 400만원을 가정형편이 어려운 동료들을 위해 기부해 주위에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주인공은 35사단 전주시 덕진구 지역대대에서 상근예비역으로 근무하고 있는 김륜확(32) 병장.
김 병장은 지난 9일, 경제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상근예비역 병사 4명에게 400만원을 쾌척했다. 400만원은 김 병장이 군 생활을 하면서 월급과 교통비, 급식비까지 아끼며 모아온 돈이어서 그 의미를 더했다. 김 병장은 “작은 정성이지만, 어려운 전우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군 입대 전 김 병장은 군에 가기 싫어 휴학과 복학을 반복하던 청년이었다. 결혼 후 육아문제로 더욱 늦어졌고, 결국 남들보다 훨씬 뒤늦은 서른의 나이에 군에 입대하게 됐다. 군 생활은 김 병장에게 많은 변화를 가져다 줬다. 가족들의 끼니를 걱정해야 하는 전우와 공공요금과 휴대전화 요금을 제때 내지 못하는 전우 등을 보면서 김 병장은 자신을 되돌아보게 됐다. 입대 전 경제적으로 어려움 없이 생활해 오면서도 군 입대를 미뤄온 자신의 철없는 행동에 대해서도 많이 반성했다.
자신에 대한 반성은 어려운 전우를 위해 뭔가를 해보자는 결심으로 이어졌다. 이 같은 결심에는 명절에 가정편이 어려운 장병들을 위해 자비로 쌀과 라면을 챙겨주던 서철(57) 지역대장과 박희종(49) 행정과장의 선행도 크게 작용했다.
김 병장은 그 때부터 매월 지급받는 자신의 월급과 교통비, 급식비까지 아껴가며 돈을 모았다. 결심은 21개월 동안 지속됐다. 그리고 전역을 한 달 앞둔 지난 3월까지 어렵게 모은 400만원을 쾌척했다.
김병장은 “군 생활을 통해 내 욕심만을 생각하고 주위를 돌아볼 줄 몰랐던 과거의 삶을 되돌아보게 됐다”면서 “앞으로도 이웃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의미 있는 삶을 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35사단장 최창규 소장은 “입대를 미뤄오다 늦은 나이에 군에 입대했지만 사려 깊은 사고와 모범적인 선행으로 귀감이 되어 준 김병장 이야말로 이 시대의 진정한 참군인이다”고 칭찬했다.
김병장은 오는 15일 전역한다.
임충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