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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년간 영면 못하는 무명의 동학농민군 지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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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년간 영면 못하는 무명의 동학농민군 지도자
  • 전민일보
  • 승인 2015.01.09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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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은 동학의 발상지이다. 지난해 120주년을 맞으면서 지역 내에서 동학농민운동을 기념하기 위한 다양한 행사가 열리면서 그들의 넋과 정신을 되새기는 의미있는 한해를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아쉬운 대목이 있었다.

1906년 일본군에 의해 효수된 무명의 동학농민군 지도자의 유골이 19년 전인 1996년 고국으로 어렵사리 봉환됐지만 아직도 전주역사박물관 수장고에 임시 보관된 상태다. 일본인이 반출한 신상이 알려지지 않은 동학농민군 지도자 유골 1구는 109년간 영면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1995년 일본 홋카이도대학의 한 창고에서 ‘1906년 진도에서 효수된 한국 동학당 수괴의 수급(머리)’이라는 글씨와 함께 발견됐다. 가까스로 국가지정 사적지이자 동학농민기념공원이 조성될 황토현에 안장이 추진됐지만 이 또한 무산되는 우여곡절을 겪어야만 했다.

문화재청은 오는 2017년 황토현에 조성될 예정인 동학농민혁명기념공원의 희생자 묘역에 안장해야한다는 이유로 109년간 싸늘한 수장고에 방치된 유골을 또 다시 외면한 것이다. 3차례에 걸친 위원회 논의에서 109년간 영면하지 못한 동학농민군의 넋을 달랠 생각은 없었다.

다행스럽게도 감사원은 지난해 5월 비영리단체인 문화재제자리찾기(대표 혜문스님)가 청구한 ‘동학농민군 지도자 유골 안장사업 추진 관련 감사청구’감사결과를 발표하면서 8일 정부가 적극 나서서 황토현 안장을 추진할 것을 통보하면서 올해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감사원은 “문체부 등의 소극적인 대응으로 동학농민혁명운동을 기념하고 넋을 기리고자 하는 기념사업회의 업무가 원활하게 추진되지 못하고 있다”면서 “문체부장관은 유골 안장사업과 관련된 갈등을 조정하고, 원활히 추진될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통보했다.

연내 안장이 추진된다하더라도, ‘너무나도 늦었다.’정부는 하루빨리 황토현 안장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기관·단체 간 갈등을 조정하고,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인 후속조치에 돌입해야 할 것이다.

동학은 전북의 소중한 자산이다. 민선6기 전북도가 문화·관광 정책의 비중을 높여가고 있는 가운데 동학농민운동 자체만으로 충분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동학의 발상지이자, 주요 유적지를 보유한 중심지에 걸맞은 대우와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1984년 동학농민운동 발생한지 어느덧 121년의 세월이 흘렀다. 우리의 소중한 자산을 잘 활용하고, 보존해서 후손들에게 제대로 된 역사교육의 산물로 남겨줘야 한다. 정부와 별도로 전북도 차원에서도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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