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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특집·상>전북 기후변화 지난 10년과 미래 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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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특집·상>전북 기후변화 지난 10년과 미래 10년
  • 김병진
  • 승인 2013.05.12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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덥다가 추웠다가..날씨 양극화 갈수록 심해진다

 

기후변화가 심상치 않다. 3월에 초여름 날씨를 보이더니 하루 만에 한 겨울로 돌아갔다. 철새축제에는 찾아볼 수 없던 가창오리떼가 초봄이 돼서야 나타나고, 바다에선 아열대성 생물이 급증하고 있다. 과거 10년, 미래 10년. 전북의 기후변화상을 짚어봤다.
-편집자 주

 

한반도가 변하고 있다. 해마다 따뜻해지던 날씨는 지금의 경제를 반영하듯이 양극화가 날로 심해지고 있다. 지구온난화는 북극의 찬공기를 한반도까지 내려오게 해 겨울은 춥고 여름은 무더운 날씨를 만들었다.


▲한반도의 아열대화= 최근 30년 우리나라 평균 기온은 과거 30년 대비 0.2도 상승했으며 강수량은 3.4% 증가했다. 수치만이 아니다. 이제는 한반도 기후변화가 생활 속에서도 그 힘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2010년 전북농업기술원은 전북도내 농업인 20여명과 아열대 작목반을 꾸렸다. 한라봉과 석류 등 아열대성 작물 재배를 본격화해보겠다는 뜻이었다. 앞선 2006년 고창에선 한라봉 재배에 성공하기도 했다. 현재 고창, 김제, 익산 등에서 재배중인 한라봉은 없어서 못 판다는 즐거운 비명이다.


전남이 주산지인 가을감자는 도내 전역서 재배 면적이 급증하고 있다. 전주와 경북 청도 이남이 주산지였던 복숭아도 강원 춘천까지 확대됐다. 이같은 변화는 온난화와 무관치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기상청은 지난 2011년 9월29일 새로 적용되는 ‘평년값’을 정해 공표했다. 1981년부터 2010년까지 30년 동안 한반도의 기온과 강수량 등을 측정해 평균한 값이다. 평년값은 10년에 한 차례씩, 그해 직전 30년의 기후값을 평균한다.


이번 평년값 발표로 전주시의 연평균 기온은 13.3도, 연 강수량은 1313.1㎜로 수정됐다. 이전(1971~2000년)보다 연평균 기온은 0.3도, 연 강수량은 26.5㎜(2.05%) 늘어난 수치다. 지난 100년간 한반도 기온이 1.7도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10년 만에 0.3도 상승한 것은 큰 변화다. 이밖에 최고기온(18.9도), 최저기온(8.6도)도 지난 평년값에 비해 각각 0.3도, 0.2도씩 올랐다.


기상대 예보관은 “지난 100년동안 전 지구적으로 평균기온이 0.7도 올랐지만 우리나라는 그 2배인 약 1.5도 상승했고, 전북도 예외가 아니다”며 “전주권 도시열섬 현상이나 국지적인 집중호우가 잦고 강도도 점차 강해지는 추세라 앞으로 더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렇다보니 전주 중인동 모악산자락에선 중대백로, 군산 금강하구에선 노랑부리저어새와 검은머리물떼새 등 여름, 겨울 철새가 사계정 내내 발견되고 있는 실정이다.


기후변화에 따른 병해충도 극성이다. 지난 2008년 김제 등 도내 12개 시군에서 꽃매미가 첫 발견되는 등 갈색날개매미충(2010년), 미국선년벌레(2011년) 등 3종의 해충이 발생했다.

 

또 지난 2008년 토마토황화잎말림병과 토마토 궤양병이 전주 등 도내 전역에서 발생해 토마토 농가에 큰 피해를 입히는 등 토마토반점위조바이러스병(2009년), 순무황화모자이크바이러스병(2012년) 등 4종의 병해가 도내 농가에 피해를 입혔다.

 

▲바다 생태계도 급속도로 변화=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최근 50년간 도내 연안 평균수온(군산기준)은 약 1.5도 올랐다. 1980년대 까진 평균 14도 중후반을 오르내렸지만 2000년대 들어선 17도까지 치솟았다. 이에 어장환경도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1950년대부터 80년대까지 우리나라 전체 어획량의 20% 안팎을 차지했던 명태는 1990년대 들어 급격히 감소한 뒤 2000년부터는 아예 씨가 마른 상태다. 한때 총 어획량의 70%를 차지했던 정어리는 최근 들어 근근이 명맥만 유지할 뿐이다.


어류뿐 아니라 굴 새꼬막 홍합 등 패류도 기후변화로 인해 생산 시기가 뒤바뀌고 있다. 과거에는 굴 양식을 위해 6월 중·하순 굴의 유생을 붙일 재료를 바다에 설치했으나 최근에는 수온 상승으로 채묘 시기가 보름 이상 앞당겨졌다.


새꼬막의 종패 살포 시기도 기존 4∼5월에서 현재는 3∼4월로 한 달 이상 빨라졌다. 반면 홍합의 경우 주로 10월 중·하순에 실시되던 채묘가 수온 하강이 늦어지면서 11월 중·하순으로 한 달 이상 밀렸다.


폐사도 급증하고 있다. 5월 현재 전국 바지락 생산량의 절반을 차지하던 고창 갯벌의 바지락 폐사율이 70%를 넘어섰고 지금도 폐사가 이어지고 있다.


이는 고창군 만에 문제는 아니다. 한국수산기술연구소에 따르면 바지락 폐사율은 인천·경기 20%, 충남(서산·태안) 50% 등을 넘어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들 지역도 바지락 폐사율이 증가하고 있다. 그동안 바지락 폐사율이 4% 규모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전국적으로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서해수산연구소는 “바지락 폐사 원인에 대해 갑작스런 수온 변화와 남해와 서해에 번지고 있는 퍼킨수스 기생충에 감염된 데 따른 것”이라며 “앞으로 기온과 수온이 크게 높아질수록 바지락 폐사가 늘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앞서 지난 2007년 도내 꽃게 금어기도 6~7월로 1개월 앞당겨졌다. 금어기 조정은 30여년 만에 처음으로 그만큼 꽃게 산란기와 치어 성장기가 빨라졌다는 의미다.
김병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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