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도시 대부분이 시간당 60mm 이상의 비가 내리면 배수시설이 감당하지 못해 물에 잠기는 이른바 ‘도시 홍수’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드러났다.
1일 전주와 익산, 군산시 등에 따르면 도시지역 하수관거는 시간당 50mm 정도를 버틸 수 있도록 설계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도로는 5년, 간선도로는 10년에 한번 오는 폭우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하수 시스템이 설계돼 있다.
각 지자체별로 차이는 있지만 보통 5년 빈도는 55mm내외, 10년 빈도는 67mm 내외다. 대부분의 도로가 일반도로임을 감안하면 시간당 50mm를 넘는 폭우가 도내지역에 내릴 경우, 최근 중부지방처럼 도시전체가 마비되는 홍수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도내 지역 기습 폭우 잦아져
게다가 최근 아열대 지방에서나 볼 수 있는 집중호우가 도내에도 이어지고 있는 만큼, 폭우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일 전주 기상대에 따르면 전주의 경우 기상대 창설 이래 시간당 가장 많은 강수량을 보인 것은 1951년 5월 26일에 내린 109.6mm다. 그 뒤로는 1955년 8월2일 92.8mm, 2003년 7월 25일 87mm, 2010년 8월7일 80mm, 1942년 8월5일 80mm다. 군산은 2010년 7월23일 81mm로 가장 높은 강수량을 보였고 그 뒤로 2010년 8월13일 64mm, 1975년 9월20일 59.8mm, 1987년 8월20일 57mm, 2009년 7월14일 56.5mm 순이다.
눈에 띄는 것은 역대 강수량 상위권에 2000년대가 대거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다. 전주기상대 관계자는 “기후변화로 인해 기습 폭우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며 “폭우에 대한 장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책은 없나
전문가들은 강우패턴이 달라진 만큼 총체적인 방재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단순히 하수관의 용량을 늘리거나 저류시설 설치가 아닌 토질조사, 지하수 문제 등 총체적인 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정수 우석대교수(토목환경공학과)는 “단순히 강수량 빈도를 장기적으로 잡아 하수관을 설계할 필요는 없다”며 “이는 경제성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하수관이 클 경우 폭우 때가 아닌 평상시에는 물이 제대로 흐를 수 없어 침전물이 쌓이게 되고 이는 하천 오염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도시 홍수’를 막기 위해서는 빗물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잘 빼내느냐 관건이라는 분석이다.
이 교수는 “하수관거가 분류식으로 설치되어 있을 경우 관을 투수성 시설로 설치해 빗물이 지하로 많이 스며들 수 있게 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며 “여러 가지 대안이 나올 수 있지만 우선적으로 이루어져 하는 것은 방재시스템의 총체적인 재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윤가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