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간 계속된 쌀의 공급과잉 등 쌀 대란의 우려 속에서도 쌀 유통환경은 좀처럼 개선되지 못한 채 오히려 제자리걸음인 셈이다.
9일 전북도에 따르면 농림수산식품부는 쌀 유통환경의 변화에 따른 차별화와 경쟁력 확보를 위해 지난 2007년부터 2013년까지 100개 고품질 쌀 브랜드 육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난립한 쌀 브랜드를 잡고 자생력이 부족한 RPC 등을 한데 묶어 가공시설의 현대화를 통해 수입쌀에 대한 경쟁력을 높이고 쌀 대표브랜드를 만들기 위한 것.
그러나 한나라당 황영철 국회의원(강원도 홍천·횡성)의 농식품부 결산자료 검토 결과 지난해 정부가 편성한 예산 88억원이 전부 이월된 것으로 나타나 사업관리에 허점을 드러냈다.
도내에서도 익산통합RPC와 남원농협RPC 2개소가 2008년 공모에 선정돼 지난해부터 44억원을 들여 본격적으로 추진할 예정이었지만 사업이 지연된 상황이다.
익산통합의 경우 가공규모관련 사업계획 확정이 늦어지면서 예산 전액을 이월했고 남원농협은 부족한 예산의 확보가 늦어지면서 전체예산의 6%인 5600만원 집행에만 그친 채 올해로 이월됐다.
황 의원은 “고품질쌀 브랜드육성사업은 예산수립 시 기준이 되는 시설비용과 실제 소요되는 비용의 차이가 과도해 사업체들의 자부담 비율이 현저하게 높아져 사업추진이 지연되고 있는 곳이 대부분”이라고 지적했다.
문제는 이 같은 고품질쌀 브랜드육성사업 지연으로 도내 생산 쌀의 경쟁력 확보를 담보할 수 없게 될 경우 소비자의 요구변화와 대형유통업체의 성장 등 시대의 변화에 뒤쳐질 수 있다는 우려다.
특히 도가 목표한 14개 시·군별 대표 브랜드를 육성하기까지는 갈 길이 먼 상황이다.
지난해 공모에 참여했던 농협RPC가 낙방하는 등 향후 도내 고품질쌀 브랜드 육성에도 차질이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도내에는 현재까지 고창과 정읍, 서김제, 군산제희 RPC 등 총 4개 시·군만 대표브랜드 경영체 구축이 완료됐다.
도 관계자는 “사업이 지연된 것은 사실이지만 사업기간을 좀 더 길게 잡고 내실 있게 끌고 가는 일이 더욱 중요하다”면서 “2곳 모두 올해 안에 사업이 마무리되고 일부 시·군에서는 내년 공모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미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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