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사회와 민간기업은 근무풍토가 다른데 민간기업에서 하듯이 ‘그렇게 자신 없으면 당장 그만둬라’ 등 막말과 고성으로 억압하기 일쑤입니다”(일반직 공무원)
전북도가 행정의 전문성 강화를 위해 개방형 및 계약직 공무원 채용을 확대하고 있지만 일반직 공무원과의 보이지 않는 벽이 오히려 업무의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있는 지적이다.
현재 전북도는 개방형 18명과 계약직 46명 등 총 64명의 외부전문가를 행정에 접목시켜 각종 현안업무를 추진하고 있다.
이들 상당수는 투자유치 및 관광개발 분야의 민간기업 및 기관에서 근무한 전문가들이다.
하지만 이들 외부인사들과 일반직 공무원간의 불협화음이 최근 새만금?군산 경제자유구역청 개방형 공무원 부당해고 논란을 통해 불거져 내부소통 강화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공직사회의 특성상 승진이 최우선 관심사인 상황에서 개방형 및 계약직 공무원들의 영입은 일반직 공무원들에게 결코 반가운 일이 아닌데다, 행정마인드와 민간마인드의 차이에서 오는 괴리도 내부소통 문제의 한 요인이다.
새만금?군산 경자청 A 개방형 공무원은 “한두 군데 접촉하고 보고하면 바로 성과를 요구할 만큼 조급증이 심각하고, 서로의 마인드가 달라서인지 빈번하게 충돌하는 일이 많다”면서 “개방형이 적다보니 업무적으로 따돌림 당하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토로했다.
이들 개방형 공무원들의 주장에 따르면 경자청 A부장은 팀원회의를 소집하면서 개방형 팀장인 B팀장은 배제하고 일반직 공무원들만 배석한 회의를 진행하는가 하면, 일반직 공무원이 개방형 팀장의 업무지시를 공개적으로 거부하는 사태까지 빚어지고 있다는 것.
B 개방형 공무원은 “일방적으로 일반직 공무원들에게 맞추다 보니 일을 진행하는데 있어 초창기 많은 문제점이 노출된 것은 사실이다”면서 “공무원들은 우리(개방형)는 언젠가 떠날 사람이라는 인식이 강해 때로는 자료도 제때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일반직 공무원들의 주장은 또 상반된다. 경자청의 한 일반직 공무원은 “민간기업의 장점으로 도입하는 것도 좋지만 행정조직의 생리와 특성을 전혀 알지 못하고 무조건 밀어붙이고 고압적인 태도를 보이는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고 지적한다.
경자청 내부의 계약직 공무원과 일반직 공무원들간의 불협화음은 어제 일이 아니다. 대다수 상급자인 계약직 공무원들에 대한 하극상도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완주 도지사는 민선4기 도정을 운영하면서 ‘시군과 소통행정’의 중요성을 거듭강조 했지만 정작 내부 조직원간의 소통부재가 들춰져 민선5기 출범초기 이 같은 문제에 대한 해결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급변하는 행정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외부 전문가를 행정에 접목하는 추세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한쪽에서는 ‘우리 자리 빼앗는 사람들’, 다른 한쪽에서는 ‘관료주의에 빠진 복지부동 공무원들’이라는 상반된 인식이 고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성공적인 경제자유구역 개발을 위해 추진된 전문직 채용이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하면서 오히려 경제자유구역 개발의 발목을 잡은 수도 있다는데서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윤동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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