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마음에 드는 옷을 색깔 때문에 입지 못하는 웃지 못 할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선거철을 앞두고 특정 정당을 상징하는 색의 옷을 입기가 부담스럽다는 게 그 이유.
실제로 “모 정당을 지지하는 것 아니냐”며 농담 섞인 말 때문에 마음대로 입기가 꺼려진다는 시민들의 불만 아닌 불만이 늘고 있다.
직장인 유모씨(36)는 최근 식당에서 황당한 경험을 해야만 했다.
바쁜 업무로 인해 식당에서 혼자 점심을 해결하고 있던 중 식당 주인으로부터 특정 정당의 선거운동원으로 오해를 받았기 때문.
다소 쌀쌀해진 날씨 때문에 입었던 파란색의 점퍼가 식당주인의 오해를 산 것이다.
유씨는 “처음에는 무슨 소리인줄 몰랐는데 입고 있던 점퍼를 보고 이해하게 됐다”며 “황당한 경험으로 한참동안 웃긴 했지만 왠지 씁쓸한 기분도 들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회사원 김모씨(32)도 최근 비슷한 경험을 했다.
김씨는 연두색 점퍼를 입고 출근했다가 직장 동료와 거래처 사람들로부터 “모 정당 지지의사를 너무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것 아니냐”는 말을 듣고 적잖이 당황했다.
김씨는 “아무 생각 없이 입었던 옷의 색깔 때문에 모 정당을 지지하는 것으로 인식됐다”며 “농담으로 한 말이겠지만 ‘요즘이 선거기간이 맞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게다가 선거 중립 의무를 지켜야 하는 공무원들은 이 문제에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렇듯 지방선거 후보자들이 자신이 속한 정당의 상징 색깔을 홍보 전략의 기본으로 내세우면서 옷 색깔은 신경 써야 하는 이색적인 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선관위 관계자는 “현재 ‘빨주노초파남보’ 가운데 어두운 색 계열인 남색과 보라색을 제외하고 나머지 5가지 색은 모두 정당의 상징색으로 사용되고 있다”며 “옷은 개인의 취향이기에 정당과 관계있는 색깔이라도 전혀 문제가 되질 않는다”고 말했다.
임충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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