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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하지 않는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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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하지 않는 사이
  • 전민일보
  • 승인 2009.08.28 08: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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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아들을 위하여 많은 수고를 하여도 그것이 마땅히 할 일이라고 생각하였다. 옆에서 보던 아내도 아비된 자로서 당연한 도리라고 하였다. 그런데 아들은 힘들고 막막하던 일을 쉽게 해결한데에 대해 고맙다고 감사를 표했다. 그러자 아버지는 친구지간에도 고맙다는 말을 하지 않는데, 하물며 부자지간에 그런 말이 어디있느냐고 하였다. 얼마나 아름다운가. 
 보통은 남이 나에게 베풀어준 일에 대하여 고맙다고 하지 않는 것은 예의 없는 행동이다. 비록 작은 일일지라도 도움을 주는 것은 정말 고마운 일이며, 도움을 받은 사람은 반드시 고맙다는 표시를 해야 한다. 이게 사람 사는 도리다. 고마움의 표시는 상황에 따라서 형편에 맞게 정성이 담긴 표현이면 좋을 것이다.
그러나 도움을 받고도 고맙다고 하지 않아도 되는 경우가 있으니, 그것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때이다. 자식으로서 부모에 대한 도리, 친구로서 친구에 대한 도리, 제자로서 스승에 대한 도리, 국민으로서 나라에 대한 도리, 이렇듯 사람마다 각자의 위치에 맞게 지켜야할 도리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당연한 도리마저 고맙게 생각하는 현실이 되어버렸다. 많은 사람들이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기 때문에, 당연히 받을 일조차 받아본 일이 없기 때문에 고맙게 느끼는 것이다. 반면에 당연히 해야 할 일로 온갖 생색을 내는 그런 사회가 되고 말았다. 
 식당에서 뛰며 소리 지르는 아이에게 눈치를 주고 주인을 불러 항의를 하면, 식당은 원래 시끌벅적하고 떠들썩해야 제 맛이라고 화를 내는 사람도 있다. 교차로에서 꼬리를 물고 진입하여 차량의 흐름을 차단하고도, 바쁘면 돌아가라고 큰소리치는 사람도 있다. 지난 6·10 시위 때 비무장 군중을 방패로 찍어 내리는 동영상에 반하여, 경찰이 먼저 폭행을 당했기에 화가 나서 그랬다는 얘기는 정말 누가먼저 원인제공을 하였는지 따질 방법이 없다.
대통령은 국민이 원하지 않으면 대운하사업은 하지 않겠다고 하였었다. 그러더니 우선 홍수피해가 고질적인 4대 강 살리기만 진행한다고 하였다. 6월 어느 날에는 전격적으로 22조원이 필요한 4대 강 살리기 사업을 발표하였다. 해마다 집중호우로 발생하는 피해는 소방방재청이 발표한 금액보다 두 배로 부풀려 당위성을 포장한 상태다. 둘 중 누군가는 허위보고를 하고 있음을 느낀다.
60년대 대한늬우스식 영화관홍보도 하였다. 원래 목표는 2015년이었지만 1012년까지 마친다는 계획이다. 그러면서 최종적으로 임기 내에는 대운하사업을 하지 않겠다고 하였다. 그래서 따지고 보니 2012년은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는 해이다. 임기 후에는 누가 무슨 일로 대운하사업이 필요하겠는가. 임기 내에 22조원의 4대 강 살리기 사업이 끝나면 그만인데.
이렇게 건국이후 최대의 공사를 단시간에, 그것도 업자에게 계획설계부터 시공까지 맡겨서 끝낸다는 것은 심히 우려가 된다. 뒤에 따라올 변경공사, 보수공사, 철거공사가 걱정이다. 뒷일은 모두 국가의 짐으로 작용할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새만금사업에 15년간 대략 2조원이 투입되면서도 꼭 필요한 사업인지 말들이 많았었는데, 4대 강 살리기는 누군가가 뒤에서 몰고 오는 느낌이 든다. 

한호철 / 한국문예연구문학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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