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심 낮게 학생 전용으로 설계돼 장애인·노인 등 시민 활용 불가
전주·익산·남원교육문화회관 수영장은 일반시민 개방 운영
군산교육문화회관 수영장이 최초 건립 취지에 미치지 못하는 운영실태를 보이면서 시민들로부터 사회적 비난을 받고 있다.
특히, 수심이 낮게 학생 전용으로 설계돼 건립 취지 중 하나인 지역 장애인·노인 등 건강 취약계층의 평생교육 프로그램 공간 활용에 대한 불신을 불식시키지 못하고 있어 수영장에 대한 부정적인 기류도 감지되고 있다.
이 수영장은 지난 2021년 총사업비 90여억원을 들여 2,497㎡ 부지에 25m 길이의 수영장 8레인으로 조성됐다.
군산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수영장 시설이 매우 부족한 상황에서 학생 안전을 위한 생존수영 교육의 필요성이 강화되고 장애인과 노인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전용수영장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즉, 교육문화회관의 목적인 평생학습 공간의 활용도를 최대치로 높이자는 취지였다.
군산시의 경우 전라북도 내에서 인구수 대비 수영장 시설이 턱없이 부족한 대표적인 도시이다.
현재 월명수영장, 대야 국민체육센터, 군산교육문화회관 수영장 등 3개의 공공수영장이 있으며, 1개의 민간 시티수영장이 운영 중이다.
이 중 월명수영장과 대야 국민체육센터는 수용인원이 포화상태이며, 군산교육문화회관 수영장은 학생들 전용 수영장으로 일반인에게는 개방되지 않고 있다.
군산교육문화회관 수영장의 경우 수영장 시설 부족에 대한 군산시민들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 2017년도 전라북도 교육비 특별회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에서 증축이 심의·의결 통과됐다.
당시 건립 목적은 초등학생 생존수영 교육, 자유학기제 시행에 따른 체험공간 활용, 엘리트 수영선수 전용 수영장, 지역 장애인·노인 건강 취약계층 평생교육 프로그램 운영 등을 위해 증축됐다.
하지만 실제 운영은 군산시 초등학교의 생존수영 교육 수영장, 일부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제한적인 수영 프로그램 운영에 그치고 있다.
더욱이 유아풀이 있음에도 초등학교 2학년 미만 및 키 140cm 미만은 입장을 불허하는 등 최초 건립 취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인근 남원교육문화회관 수영장의 경우 민간위탁을 통해 일반시민에게 완전개방해 운영하고 있다.
또 전주 및 익산교육문화회관 수영장은 학생 생존수영 수업과 겹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평일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그리고 주말에도 일반 시민들이 이용 가능하도록 개방돼 있다.
시민 김 모씨는 “군산교육문화회관 수영장은 거액의 국가 예산을 어렵게 확보해 건립됐으며, 매년 운영을 위해 수억원의 예산이 지원되는 공공 체육시설이다”며 “최초 건립 취지에 맞는 운영을 위해 관련 기관의 노력과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군산교육문화회관 관계자는 “그동안 군산시민들로부터 수영장을 개방해 달라는 민원이 수없이 제기되고 있지만, 수심이 낮게 학생 전용으로 설계돼 성인이 이용하기에는 위험요인이 있어 개방이 어렵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전북도교육청 관계자는 “최초 수영장 건립 목적에 지역 장애인·노인 등 건강 취약계층 평생교육 프로그램 운영에 대한 조항이 있는데도 그 당시 학생들의 생존수영 요구가 강력한 상황에서 수심이 낮은 학생 전용으로 건립된 것 같다”며 “설계·건립 과정을 파악해 보겠다”고 말했다.
군산=김종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