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광역경제권 선도산업 중 하나인 신재생에너지의 핵심인 태양전지 분야가 충청 및 대경권 등과 중복된 가운데 전북 등 호남권 3개 시도의 이해관계가 또 다시 엇갈리고 있다. 전북 등 호남권 3개 시도는 표면적으로 태양전지 분야 유치에 공동보조를 맞추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미묘한 입장차 속에서 동상이몽을 꿈꾸고 있기 때문. 전북은 이미 도내에 입주한 동양제철화학과 넥슬론의 주력 품종인 ‘고효율 결정질 실리콘’에 무게를 두고 있는 반면, 광주와 전남의 경우 ‘박막 태양전지’를 고수하고 있는 실정이다.
◆ 정부, ‘중복 조정해라’ = 지난 달 13일 지식경제부는 광역경제권 세부사업 조정을 위한 회의를 갖고 호남권은 태양광 소재를 충청.대경권은 태양전지 분야 육성을 제안했다. 지경부는 호남권에 태양광소재 업체가 입주한 점을 들어 태양광(고효율 결정질 실리콘)소재 육성을, 태양전지(박막)분야는 기술력과 업체가 밀집한 충청.대경권에 넘기라는 것이다.
◆ ‘실리콘vs박막’ 유?불리 = 전북이 박막 태양전지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관련 대기업 유치가 절대 과제로 제시된다. 50메가급 박막 태양전지 제조시설 건립에 1000억원 이상이 소요되기 때문. 국내에서는 현대중공업과 LG, 효성, 한화 등 대기업 위주로 사업이 추진 중에 있지만 경기침체와 기술적 한계로 이들 기업들의 신규투자가 주춤해진 상태다. 도는 광전자를 통해 박막분야 투자를 유도했지만 유보적인 상황이다. 3년 이내에 광역경제권 성과 도출을 위해 ‘고효율 결정질 실리콘’를 집중 육성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 道, ‘집토끼냐, 산토끼냐’= 도내에는 이미 세계 3위의 폴리실리콘 생산기업인 동양제철화학이 가동 중이고 최근에는 넥슬론의 투자도 이어졌다. 반면, 박막 태양전지 제조업체는 도내에 전무하고, 전남.광주에도 없는 실정이다. 충청과 대경권은 현대중공업의 박막제조공장 등이 있어 나름대로 경쟁력을 갖췄다 할 수 있다. 문제는 폴리실리콘 원재료 부족으로 시장성이 길어야 2030년을 넘기기 힘들다는 것이다. 박막 태양전지는 차세대 태양전지 핵심기술로 차츰 각광받고 있어 미래 신성장 동력 창출가능성이 높게 평가된다.
◆ 세부사업 조정 난망 = 전북이 실리콘전지와 박막 전지분야를 놓고 고심 중인 가운데 광주시는 박막 분야 육성을 고수하고 있다. 박막 태양전지 분야의 시장이 매년 성장하고 있으며 기술력이 높아지면 실리콘을 완전 대체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북 역시 박막전지 매력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관련 기업유치가 힘들다는 현실적 한계가 문제점이다. 때문에 전북과 광주가 세부사업 확정을 놓고 또 다시 충돌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주목된다. 도 관계자는 “광역경제권이 3년 이내 가시적 성과를 내야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 잘할 있는 ‘실리콘 분야냐’, 아니면 성장가능성이 큰 ‘박막분야’냐를 놓고 고심 중이다”고 말했다.
윤동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