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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선에 동반되는 치명적 농포증, 전문가와 상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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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선에 동반되는 치명적 농포증, 전문가와 상의를
  • 전민일보
  • 승인 2022.02.24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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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좀인가 싶어서 무좀약을 발랐어요’, ‘손바닥, 발바닥에 물집이 생기면 한포진이라길래 좋다는 거 다 찾아 해봤어요. 사혈도 하고, 쑥 찜질에, 나무껍질, 열매도 삶아서 바르거나 먹은 게 많아요’, ‘세균 죽인다고 드라이어로 뜨거운 바람을 쐬고, 알코올에 손과 발을 담그기도 했어요’

건선의 동반 질환인 ‘손발바닥 농포증(palmoplantar pustulosis, 수장족저 농포증)’을 한포진이나 무좀 등으로 잘못 알고 엉뚱한 자가치료를 한 사례들이다. 손발바닥 농포증 환자는 손바닥과 발바닥에 고름이 동반된 물집(세균은 없음)과 붉은 반점이 생기고, 방치하면 피부가 두꺼워져 갈라지며 가려움증과 통증이 심해진다.

건선은 면역 체계의 이상으로 발생하는 만성피부질환이다. 대부분의 건선 환자는 경계가 분명한 붉은 색 병변에 은백색 각질이 덮이는 ‘판상 건선’을 앓고 있다. 그래서 건선 환자 10명 중 1명 정도가 경험하는 손발바닥 농포증은 판상 건선과 증상이 달라 치료의 방향성을 잃는 경우가 더 비일비재하다.

실제로 건선 환자를 대상으로 보완대체의학 사용 및 만족도를 조사한 연구에 따르면, 지속적 호전 효과를 보였다고 응답한 경우는 3.7%에 불과했고, 부작용이 나타났다고 응답한 비율은 41.6%에 달했다. 부작용으로는 증상 악화가 가장 많았다. 검증되지 않은 치료로 고생만 실컷 하고 상태가 더 나빠져 진료실을 찾아오는 환자들을 볼 때면 안타깝기 그지없다.

피부과 전문의로서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건, 건선은 여러 면역학적 기전이 밝혀져 효과적인 치료법들이 존재하는 질환이라는 점이다. 특히 만성 질환인 건선은 증상 초기에 치료를 빨리 시작해야 치료 효과가 좋다.

기존에도 국소치료, 광선치료, 전신적 약물치료 등 여러 가지 치료법이 있어서 건선 환자의 증상완화에 도움이 되었지만, 최근 사용되고 있는 생물학적 제제는 중증 건선에 관여하는 T면역세포의 활성을 억제함으로써 증상을 완화시키는 동시에, 부작용을 줄여 중증 건선 환자의 삶의 질을 크게 높여주고 있다.

생물학적 제제 가운데서도 최근 등장한 ‘인터루킨-23 억제제’ 중 완전 인간 단일클론항체(fully human monoclonal antibody) 제제는 판상 건선 외에도 손발바닥 농포증 환자도 사용할 수 있고 건강보험도 적용 받을 수 있다. 임상시험 결과, 치료 52주차에 중증도-중증의 성인 손발바닥 농포증 환자의 83.3%는 손발바닥 농포증 영역 및 심각도 지수가 50% 이상 개선되었다.

건선은 툭하면 재발하고 오랜 기간 투병해야 하는 만성질환이다. 하지만 면역학과 유전공학의 발전에 따라, 손발바닥 농포증을 비롯한 건선은 치료를 잘 받으면 충분히 완치에 가까운 생활이 가능한 질환이 되었다. 그러니 잘못된 길을 돌아돌아 고생하지 말고, 증상이 나타나면 초기에 가까운 피부과 전문의를 찾아가 꾸준히 치료받기를 바란다.

남현민 전주 대자인병원 피부과 남현민 센터장

※본 칼럼은 <전민일보>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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