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에서 숙박업을 하는 이모(44)씨는 예약 관리를 하는 노트북만 들여다보면 착잡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
주말이면 꽉 차있던 예약이 반년 째 늘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성수기에도 손님의 아예 없다시피 해 생계를 걱정하던 이씨는 코로나19 재확산 소식에 그나마 있던 예약까지 줄줄이 취소됐다.
정부는 불필요한 이동을 최소화하기 위해 숙박 예약 취소 수수료를 받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지만 이씨같은 영세 숙박업자들은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이씨는 “관광객이 아예 없기도 하지만 앞으로 나아질 것 같지도 않다”며 “주변에 숙박업을 하던 사장님들도 다 폐업을 각오하고 있는 상황이다”고 토로했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자 관광업으로 생계를 이어가던 도소매 숙박업이 폐업의 기로에 서있다.
9일 호남지방통계청 전주사무소가 발표한 ‘2020년 8월 전라북도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북지역 고용률은 60.6%로 전년동월대비 1.3% 가량 상승했다.
취업자는 94만 3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만 6000명이 증가했고 15~64세 고용률(OECD 비교기준)은 65.1%로 1.1% 상승했다.
또 지난달 실업률은 1.6%로 전년동월대비 0.8%p 하락했고, 실업자는 1만6000명으로 7000명이 감소하는 등 전북지역이 회복세를 보이는 게 아니냐는 기대감이 엿보였다.
하지만 도소매 숙박 음식점 업은 15만여 명에서 전년동월대비 14만여 명으로 7.1%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우려를 낳고 있다.
또 임금을 받지 않고 일을 하는 비임금근로자가 32만1000명에서 33만4000명으로 늘어나 전년동월대비 4%가량 급증했다.
이 같은 수치는 코로나사태로 인해 경기가 위축되면서 고용인원을 감소시키면서 그 자리를 가족 등이 채워간 것으로 분석된다.
9월 고용동향은 더 어두울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수도권에서 강화된 시기인 8월16일 직전 주간의 고용상황을 조사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다음 달 발표될 9월 고용동향에는 전국적으로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의 영향이 상당 부분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자영업자, 임시일용직, 청년층 등의 어려운 고용여건이 지속되는 가운데 발생한 추가 충격의 여파를 생각하면 벌써 마음이 무겁다”며 이번 주 안에 4차 추가경정(추경)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시장 일자리 유지를 지원하기 위한 고용유지지원금 확충, 긴급 고용안정지원금 지원, 부족한 일자리를 메우기 위한 57만5000개 직접일자리 사업 시행 등 이미 발표된 고용안전망 강화 조치를 차질 없이 이행하고 보완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김명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