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관광지 방문객 통계가 주먹구구식으로 부풀려져 통계적 가치가 없다는 지적이다.
오는 2010년 새만금 방조제 개통에 따른 관광객 증가 대비를 위한 체계적인 관광정책 개발을 위해서는 기초자료인 ‘관광지 방문객 통계’가 필수적임에도 여전히 숫자 부풀리기에만 치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27일 전북도에 따르면 올해 7월~9월까지 도내 14개 시·군의 관광지를 찾은 관광객은 모두 1065만8000명으로 전년 대비 852만9000명 보다 212만9000명(25%)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내국인 관광객은 1064만2000명으로 전년 대비 212만3000명, 외국인 관광객의 경우도 1만6000명으로 전년 대비 6000명(60%)이 늘었다.
방문객 숫자를 확인하는 지정관광지로는 전주시의 경우 경기전, 덕진공원, 동물원, 국립전주박물관, 전통문화센터 등 총 5곳으로, 14개 시·군을 모두 합하면 107개소(유료 28개소, 무료 79개소)가 있다.
하지만 통계로 잡는 지정관광지의 경우 매년 그 숫자가 늘고있어 관광객 숫자 부풀리기 관행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 올해의 경우 정읍 8곳을 포함해 20여곳이 대상지로 늘었다.
이 중 무료관광지의 경우 전국 시·군이 공통적으로 한국관광공사에서 제공하는 시스템에 의해 평일 2일, 주말 2일을 잡아 방문객의 주방문 시간대를 전후로 4시간씩 총 9시간을 기준에 놓고 조사하고 있다. 그러나 담당 공무원들은 대략 하루에 몇백명 정도가 올 것이라 예상한 뒤에 날짜를 곱해서 방문객 수를 추정하고 있는 실정이다.
예를 들어 1시간동안 지나간 사람의 숫자를 조사하고 나머지 시간을 곱셈을 하는 형식이다.
전주 덕진공원은 올해 3분기 총 19만396명이 방문, 지난해 17만7647명보다 방문객 숫자가 늘었다. 반면 동기간 2006년에는 19만3729명, 2005년에는 22만9149명, 2004년에는 44만7268명이 방문하는 등 그 수치가 들쑥날쑥해 통계적 가치를 찾을 수가 없다.
관광지 조사대상지가 2개소에서 10개소로 확대되면서 전년 대비 338%의 기하급수적 증감율을 보인 정읍은 모두 무료 관광지다보니 더욱 의심이 가는 숫자다.
도내 무료관광지에 외국인 방문객이 단 한 사람도 없다는 조사 또한 통계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있다.
특히 중복 산출의 문제가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
전주전통문화센터의 경우 5개의 사업장을 방문객이 복수로 이용한다면 중복 셈을 하고 있는 형편이다. 매주 주말 운영되는 전통혼례의 하객들까지 모두 관광지 방문객 통계로 집계하고 있었다.
지정관광지에서 방문객 확인도 현장 실사가 아닌 관련기관의 자료만 넘겨받아 그대로 집계돼 엉터리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전주시 관계자는 “관내 관광지 방문객 숫자 집계는 각 처에서 집계를 하고 있을 뿐, 시 차원에서 관여하는 바는 없다”고 말했다.
도내 관광지 관계자는 “방문자를 지역민과 외지인으로 구분해 통계를 잡을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며 “방문객 숫자 확인은 허점이 많다고 생각하지만 애매모호한 기준에 대해서도 관련 지자체가 딱히 해답을 주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05년 도는 한해 전 전북 지역을 방문한 관광객 수가 4100만 여명이라고 발표하면서 전북 관광객 4000만 시대가 열렸다고 대대적인 홍보를 벌인 바 있다. 김미진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