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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눔은 행복이다> 전주로뎀나무지역아동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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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눔은 행복이다> 전주로뎀나무지역아동센터
  • 김미진
  • 승인 2008.03.31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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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치고 소외받은 아이들에게 ‘쉴만한 나무 그늘’이 되어주고 싶었던 부부가 있다. 한 여린 영혼의 꿈과 희망을 북돋아주고, 힘을 주는 나무가 되고 싶었던 20대의 청년들. 같은 마음으로 같은 곳을 바라보는 전주 로뎀나무 지역아동센터의 지킴이 최석환(29) 센터장과 박수빈(27) 사회복지사다. 가족의 사랑으로, 가슴이 차가운 아이들을 어루만져주는 부부 덕분에 로뎀나무는 오늘도 쑥쑥 자란다.

 “학교일과를 마치면 언니 수업이 얼른 끝나기만을 기다려요. ‘로뎀나무’에 같이 가거든요. 자전거를 타고 씽씽 달려오면 재미있는 시간이 많이 기다리고 있어요. 그중에 미술시간이 제일 좋아요!”(조연희·남초등학교3)

 “컴퓨터 게임이 제일 좋은데, 선생님은 딱 쉬는 시간 10분씩만 게임을 하라고 해요. 그래서 너무 아쉽지만, 생활영어시간 열심히 수업 받으면, 1시간 뒤 또 할 수 있잖아요.”(이한설·남초등학교4)

 “하하. 호호.” 

 웃음이 끊이지 않는 동서학동의 명소가 있다. 이 지역에 거주하는 아이들의 발길이 잦아 문지방이 다 닳은 ‘로뎀나무 지역아동센터’.

 ‘로뎀나무’는 성경에 등장하는 엘리야 선지자가 엄청난 영적전투에서 승리한 후 오히려 적들에게 쫓겨 삶의 소망도 잃은 채 죽기만을 바랐던 절망의 장소다. 도망자가 된 엘리야는 광야의 로뎀나무 그늘아래에서 하나님께 죽기를 간청하지만 하나님의 사자가 그 곳에 나타나 두 번이나 엘리야를 찾아와 먹을 것을 주자 엘리야는 새 힘을 얻게 된다. 

 최석환 센터장은 “로뎀나무의 그늘은 하나님의 위로와 보호하심을 상징한다고 할 수 있다”며 “전주 로뎀나무 지역아동센터가 지향하는 바도 바로 그것과 일맥상통, 지역 어린이들의 따뜻한 사랑과 든든한 버팀목이 되기를 꿈꾼다”고 말했다.  

 69㎡(28평)의 오래된 주택을 리모델링한 센터의 구석구석에는 최 대표의 손이 미치지 않은 곳이 없다. 오래된 건물이라 외풍도 있고, 거실에는 온돌도 깔려있지 않아 손볼 곳이 많지만 조금은 열악한 환경일지라도 아이들의 꿈과 희망을 먹고 자라는 ‘로뎀나무’는 후끈하다. 

 오후 7시까지 운영되는 이곳은 저녁식사까지 제공된다. 마치 잘 아는 이웃집에 아이를 맡겨놓은 듯 부모들이 안심하는 모습이다. 그저 아이들이 좋아, 아이들의 꿈과 희망을 보는 일에 마음을 다 줘버린 두 부부의 미친(?) 사랑 덕분에 가능한 일이었다. 

 “3년 전 동서학동에서 운영됐던 어린이 공부방이 문을 닫은 이후, 맞벌이 부부가 많은 이 지역의 어린이들은 부모가 퇴근하는 시간까지 거의 방치되다시피 하는 모습이었죠.”

 두 부부의 눈에 그 모습이 들어온 것도 모두 하나님의 뜻이었단다. 지난 5년 동안 노인·장애인관련 사회복지사로 활동했던 최 센터장이 적금 500만원을 깨고, 초기자본을 마련했다. 각종 사무집기들은 동네 이곳저곳에서 쓸 만한 물건들로 후원받았다.     

 지난 1960년대와 70년대의 지역아동센터의 역할이 가난의 대물림과 교육의 기회 소외를 막는데 있었다면, 80년대는 빈곤가정의 생존권보호, 90년대는 주민조직사업이 활성화 되면서 그 역할과 함께했다. 2000년대에 들어서는 빈민과 농촌지역을 대상으로 한 지역아동센터가 늘고 있는 추세다.

 “사실 사회복지를 노인이냐, 장애인이냐, 아동이냐 나누는 것도 참 의미 없는 일이라 생각해요. 힘든 처지에 있는 내 이웃을 돌보는데 도대체 전공이 무슨 소용이 있는가를 묻게 되죠. 약자의 편에 서서 그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다면 어느 자리를 막론하고 다 찾아가는 이유입니다.” 

 아동복지 뿐 아니라 동서학동의 지역 복지를 위해 이곳저곳으로 발품을 팔고 다니는 최 센터장은 로뎀나무를 찾는 아이들이 꿈을 키워가고 전인격적인 성장을 할 수 있도록 매일 두 손모아 기도한다. 

<인터뷰> 전주로뎀나무지역아동센터 지킴이 최석환·박수빈 부부

 20대의 젊은 부부가 벌인 뜻 깊은 일에 감동한 지역 주민들은 한 없이 고마운 마음을 전할 길이 모자라다고 말한다.

 맞벌이 부부가 많아 어린이 보호기관이 더욱 절실했던 전주시 완산구 동서학동에 한 달 전 문을 연 ‘전주 로뎀나무지역아동센터’. 이곳의 지킴이 최석환(29)·박수빈(27) 부부는 젊은 나이에 경력은 만만치 않은 이름난 사회복지사들이다.

 “지난 2006년 지인의 소개로 만났어요. 섬기는 바가 같았고, 꿈이 비슷했고 함께 동행 하기를 고민하는데 얼마 시간이 걸리지 않았죠.”

 최석환 센터장은 어린 시절부터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이 꿈이었다. 사회복지 목회자가 꿈이었던 최 센터장은 전주구세군교회의 사관으로 헌신을 하면서 ‘어려운 이웃에게 손길을 내밀라’는 소명을 받게 됐다. 목회에 큰 뜻을 품고 전도사 과정을 밟고 있었던 박씨는 순창군에서 보육교사로 일했던 경험을 살려 ‘로뎀나무’를 가꾸는데 힘을 보태고 있다. 

 “문을 열었지만, 어려움은 곳곳에 있어요. 가장 시급한 문제는 후원자 모집이죠. 우선 마을주민들을 중심으로 후원을 독려하고, 대형마트나 동네 여러 가게에 후원저금통을 비치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해요.”

 최근 출산을 경험한 아내 박씨에게는 아이들의 눈망울 하나하나가 더 뜻 깊게 다가온다. 부모님의 사랑을 그리워하는, 혹은 원망의 눈빛을 보내는 아이들을 한 번 더 살피고, 내 자식처럼 다독이게 된다고. 

 “먼 훗날, 기회가 닿는다면 제3세계로 가서 어려운 상황에 처한 아이들을 돌보고 싶어요. 평생을 순수한 아이들과 함께 보내는 일 그것이 바로 우리부부의 소명이거든요.”

<이용방법> 

 전주 로뎀나무 지역아동센터는 전주시 완산구 동서학동에 위치해있다. 전주교육대학교에서 전주천을 따라 남고산 방향으로 오르다보면 ‘새안터 5길’의 첫 집. 초등학교 전 학년을 대상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모집정원은 20명 정도다.   

 영어·중국어·수학·국어·한자 학습 등을 비롯해 생활예절과 숙제, 예체능지도, 특기적성, 문화체험, 견학, 캠프, 아동 및 가족 상담, 독서지도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학기 중에는 오후 12시 30분-오후 7시, 방학 중에는 오전 10시-오후 7시, 토요일은 격주로 오전 10시-오후 5시까지 시설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문의 063-232-1091.  김미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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