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05-04 10:22 (토)
‘미투바람’속 고요한 도청… 침묵 부르는 상담창구
상태바
‘미투바람’속 고요한 도청… 침묵 부르는 상담창구
  • 윤동길 기자
  • 승인 2018.03.22 11: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사부서에 상담소 설치, 십수년간 상담 및 신고 접수 ‘0’건

'미투(#Me too)운동‘ 열풍 속에서도 전북도의 성희롱 피해 공무원을 위한 상담창구가 유명무실하게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다른 지자체와 달리 전북도청은 성희롱 고충상담실을 인사부서에 설치해 실질적인 상담기회 조차 부여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도청 내 성희롱 사건이 빈번한 상황에서 유명무실한 성희롱 고충상담 창구 운영 탓에 지난 2004년 양성평등기본법에 따라 설치된 이후 실제 접수된 상담건수는 ‘0' 건이다. 성희롱 상담지정 공무원의 관련교육 미이수, 심의위원회 미구성 등 아예 관심조차두지 않고 있다.

지난 2013년 7월 개정된 ‘전북도 성희롱 예방지침’에 따르면 성희롱 고충전담 창구를 인사관리부서에 설치하도록 했다. 또 성희롱 고충상담원은 인사 또는 복무담당 공무원을 포함해 2인 이상으로 지정하도록 규정했다.

전국 대부분의 지자체가 여성관련 부서에 성희롱 고충전담 창구를 운영하는 것과 달리 전북도의 경우 일반 고충처리 업무와 혼합해 인사부서에서 운영하도록 한 것이다. 문제는 고충상담원으로 지정된 팀장급 3명(인사팀장·총무팀장·여성권익팀장 중 2명이 남성이다.

도 인사부서 관계자는 “인사부서에 상담실이 마련되다 보니 성희롱 고충상담과 일반 고충상담을 함께 상담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성희롱 상담 접수는 없다”며 “성희롱 고충상담은 여성권익팀장이 담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도 성희롱 예방지침상 인사관리부서에서 성희롱 피해자 고충상담·조언·접수 등의 업무를 담당하고, 여성관련부서는 성희롱 사건처리·부서간협조·교육·홍보 등으로 업무분장이 돼 있다.

성희롱 피해자가 대부분 여성인 상황에서 남성 간부공무원에서 상담을 받으라는 것이다. 현재 성희롱 상담원으로 지정된 3명의 간부공무원들의 업무혼선도 심각하다. 여성관리부서는 인사관리부서에서 전담한다고 인식하고 있는 반면, 인사관리부서는 반대의 경우였다.

형식적으로 성희롱 전담창구와 상담원으로 지정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성희로 상담접수 건수가 단 한건도 없지만, 각계 인사로 7인 이상으로 구성해야 성희롱 고충상담심의위원회 구성조차 이뤄지지 않은 상태이고, 유일한 여성상담원은 관련교육도 아직 받지 않았다.

최근 수년간 도청과 산하기관에서는 각종 성추문과 성희롱 사건이 발생했다. 성희롱 피해자들은 2차 피해발생을 우려해 신원이 드러나는 것을 꺼리고 있어 인터넷 접수도 필요한데, 도청 행정포탈에 별도 게시판도 마련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도의 한 여성공무원은 “사회적으로 미투운동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지만, 전북도청은 끔쩍도 하지 않고 있다”며 “성희롱 피해를 당해도 마음 터놓고 상담할 창구도 없을뿐더러, 간부공무원이 상담원이고, 남성인데 2차 피해마저 우려된다”고 말했다.
윤동길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기미잡티레이저 대신 집에서 장희빈미안법으로 얼굴 잡티제거?
  • 군산 나포중 총동창회 화합 한마당 체육대회 성황
  • 대한행정사회, 유사직역 통폐합주장에 반박 성명 발표
  • 이수민, 군산새만금국제마라톤 여자부 풀코스 3연패 도전
  • 전주국제영화제 ‘전주포럼 2024: 생존을 넘어 번영으로’
  • 만원의 행복! 전북투어버스 타고 누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