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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색으로 얼룰진 태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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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색으로 얼룰진 태극기
  • 이지선 기자
  • 승인 2017.08.15 12: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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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 집회 이후 부정적 인식

광복절 당일 오전 11시 전주시 한 아파트 단지내 태극기가 거의 게양돼 있지 않다.

제72주년 광복절을 맞은 15일 전주시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애국선열에 대한 충절을 추모하고 일제로 부터 광복을 기념하는 태극기가 게양된 곳 보다는 그렇지 않은 곳이 훨씬 많아 국경일의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

특히 광복회 등 애국단체는 물론 시민단체들이 일본 총리 야스쿠니 참배, 독도 망언 등으로 항일 감정에 고조되고 있지만 정작 시민들은 광복절 의미를 되새기기 보다는 휴가의 하루로 생각하면서 국기 게양에는 소홀한 것으로 드러 났다.

실제로 전주시 아파트 단지에는 태극기가 바람에 휘날리고 있어야 할 게양대가 집집마다 비어 있다. 광복절이지만 일부 몇 가구만 태극기를 게양해 언뜻 보면 이날이 무슨 날인지 조차 모를 정도다.

수백 세대가 살고 있는 전주시 A아파트 단지는 동별로 태극기를 내건 가구가 1~2가구에 불과했다. 다른 동네의 B단지, C단지도 사정은 비슷했다. 동별로 태극기를 내걸은 세대는 많아야 3~4가구 정도였다. 이처럼 시내 아파트와 주택 대부분이 태극기를 게양 하지 않아 안타까움을 남겼다.

정부는 광복절을 기념하고 기억하기 위해 매년 8월 15일을 국경일로 제정하고 태극기를 달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이날 도내 대부분의 아파트 단지, 상가, 주택가의 국기 게양대는 존재가 무색하리 만큼 비어 있었다.

귀찮은 마음에 태극기를 굳이 달지 않았다는 시민들이 많았지만 몇몇 시민들은 태극기를 달 수 없었던 이유로 ‘태극기에 대한 인식’을 꼽아 보수와 진보로 나뉘어 싸우고 있는 대한민국의 씁쓸한 현실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전주시 호성동에 거주하는 한 시민은 “아이들 교육상으로도 중요하다고 생각해 지금까지 항상 게양해 왔었는데 지난해 태극기 집회 이후로 가족회의 끝에 게양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면서 “아쉽지만 당분간은 마음껏 태극기를 펼치기 어려울 것 같다”고 전했다.

한 아파트 단지 내에서 유일하게 태극기를 게양한 한 주민은 “촛불집회에 거의 매번 참석했던 시민으로서 맞불집회였던 태극기 집회를 목격한 이후로 혹시 태극기를 들면 사람들이 나를 어떤 시선으로 볼지 걱정돼 게양하지 않을까 생각했었다”면서 “하지만 순수한 태극기 자체가 무슨 죄가 있나 싶고 어서 우리나라가 한 마음으로 똘똘 뭉치길 바라는 마음에 게양하게 됐다”고 밝혔다.

모 아파트 경비원은 “태극기를 달아볼까하는 마음은 있었지만 실천이 잘 안 되고 있다”며 “다음부터는 귀찮더라도 꼭 태극기를 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보훈처 관계자는 “태극기 달기를 강요하거나 분위기를 억지로 조성하지 않더라도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태극기 게양하는 것은 당연한 도리이다”며 “다소 번거롭고 귀찮더라도 특별한 날에는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상징성을 가진 태극기를 걸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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