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지역 영세 토종닭 농가를 중심으로 사흘새 6건의 AI감염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이번 AI 재확산의 발원지로 지목되고 있는 군산 서수 오골계 농장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곳에서도 AI감염이 보고되면서 2차 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다.

7일 전북도에 따르면 전날(6일) 오후 1시께 전 도민을 상대로 ‘AI신고 협조 문자 메시지’ 발송 이후 총 70건의 신고전화가 접수됐다. 이 중 3건이 양성으로 확인됐고, 역추적을 통해 1건이 추가 확인됨에 따라 7일 오후 4시 현재 도내에서 AI발생은 군산과 익산, 완주 등 3개 시·군, 총 6건, 살처분은 1만3543마리로 늘어났다.

▲군산 오골계와 연관성 없는 곳 감염=앞서 6일 오후 완주 구이의 한 소규모 농가에서 AI 의심신고가 접수돼 간이검사를 벌인 결과 양성 반응이 나왔다. 해당 농가는 닭 등 약 20마리를 사육하는 것으로 알려졌고, 일부 닭이 이상 폐사 증상을 보이자 방역당국에 신고를 했다. 농가는 완주 삼례장에서 해당 닭을 구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비슷한 시간, 익산시 월성동 토종닭 농가도 폐사를 신고해 AI확진 판정을 받았다. 해당 농가는 익산 북부장에서 닭을 구입했다. 이어 토종닭 폐사를 신고한 군산 옥구의 농가는 대야장에서 닭을 구입했다.

방역당국은 이들을 역추적 했고, 익산 오산에 닭 계류장을 설치해 놓고 장날마다 닭들을 내다 판 중간유통상을 확인했다. 농장에서 키우던 100마리의 오리들 중 일부도 간이키트 검사에서 AI양성 판정을 받았다. 방역당국은 중간거래상과 최초 발생한 군산 오골계 농장과의 연관성을 확인했지만, 최근까지 두 농장간 거래나 왕래는 없었다.

▲소규모 농가에 집중, 대규모 확산 가능성은?=이번 AI 피해의 가장 큰 특징은 ‘소규모 영세농가’에 집중되고 있단 점이다. 살처분도 최초 군산 서수농가 1만3400마리를 제외하면, 익산 오산 15마리, 완주 구이 12마리, 익산 월성동 10마리, 군산 옥구 6마리 등이다.

얼핏 피해는 적어 보이지만, 그만큼 바이러스 발견이나 감염을 막기 어렵다. 이번 AI는 최초 감염원→중간상인→전통시장→일반농가로 퍼지는 탓에 신속한 신고와 당국의 역학조사에 애를 먹고 있다. 특히 농가에서 농가로 판매될 경우 장부 등의 기록이 있어 판매자와 구매자를 알 수 있지만 시장에서 판매됐을 경우 카드가 아닌 대부분 현금결제로 이뤄지고 이른바 단골이 아닌 이상 구입자를 알 수 없다.

더 큰 문제는 대규모 농장으로의 ‘2차 감염’이다. 사료차나 인력 이동으로 1만수 이상의 대규모 계열화 육계농장으로 퍼질 경우, 그 피해는 상상하기 힘들다. 익산은 정읍에 이어 전북에서 두 번째로 많은 610만 마리의 가금류를 사육하는 지역이다. 동양 최대규모의 육계 가공업체인 하림의 본사가 들어선 곳이기도 하다.

▲적극적인 신고만이 확산 막는 지름길=전북도 관계자는 “양계업의 특성상 100수 미만 농가의 AI감염은 자체 신고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며 “5월10일 이후 군산 서수농장, 군산 대야장·익산 북부장·완주 삼례장을 통해 닭을 구입한 분들은 방역당국(063-290-5400)에 적극적인 신고를 부탁 드린다”고 강조했다.
김병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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