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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음하는 군산경기 ‘깊은 불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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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음하는 군산경기 ‘깊은 불황’
  • 이인호 기자
  • 승인 2016.04.24 18: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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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최근 3년간 124개 업소 폐업신고 실제는 300곳도 넘어

새만금의 도시 군산이 수 년째 깊은 불황의 터널에 갇혀있다.

군산 산업단지 약 560여개의 기업들은 대다수가 수출부진에 따른 매출하락에 근로자는 구조조정 한파에, 자영업자들은 소비위축에 신음하는 악순환의 늪에 빠진 모습이다.

산단 관계자들 자영업자 그들을 만나봤다.

군산산단에 자리 잡고 10년 이상 활약한 A 업체는 최근 심각한 자금난으로 문을 닫을 위기에 처해 있다.

이 업체 관계자는 “경기불황 등 여러 가지 악재가 겹치면서 회사의 존폐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H 중공업 하청업체인 C 절단업체는 최근 대출을 상환하지 못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근로자들이 ‘전전긍긍’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산단 내 조선업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한 대표는 “많은 업체들이 생산실적 저조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부도 등 여러 문제에 휩싸이면서 힘겨운 시간들을 보내고 있다”며 “매출도 예년만 못하기 때문에 최대한 경비를 절감하기 위한 노력이 회사 내부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중견사인 B업체는 끝내 경영난의 어려움을 극복하지 못하고 부도 처리됐다.

더욱이 이 업체의 부도가 관련 업계로 불똥이 튀면서 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자동차 관련 일을 오랫동안 해온 하청업체 직원 강모(37)씨는 이렇게 말했다. 강씨는 “희망퇴직은 가까스로 모면했지만 먼저 떠난 동료들을 떠올리면 마음이 무겁다. 예전처럼 군산에서 자동차가 수출을 많이 해서 떠난 동료들이 모두 다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간절히 말했다.

이 같은 여파는 지역 상권에도 적잖은 타격을 주고 있다.

군산 산단 최대번화가인 오식도동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46)씨는 "하루 종일 가게 문을 열어놔도 10만~20만원 매출을 올리기 어렵다“며 ”임대료는 커녕 직원들 월급 주기도 빠듯하다“고 하소연을 했다.

지난 23일 토요일 군산 최대의 번화가인 롯데마트 인근 유흥가........

수송동이 상업지구로 주목 받기 시작하며 거대 자본을 앞세운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다양한 안주와 인테리어를 무기로 상권을 잠식하기 시작했다.

현재 수송동 상권 대부분은 유명 프랜차이즈 업체 간판들로 즐비하다. 하지만 씀씀이가 크게 줄면서 이 지역 상권도 불황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지난해 프랜차이즈 음식점을 운영하다가 폐업한 장모(41)씨는 업종을 바꿔 다시 자영업에 뛰어들 생각이다.

임대기간이 1년 남은 상황에서 건물주는 다른 임차인이 들어올 때까지 임대료를 요구하고 폐업한 후 마땅한 일자리도 얻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장씨는 “자영업이 가장 힘들었지만 당장 할 수 있는 것도 내 사업을 하는 것 뿐”이라며 “경기가 좋아지면 수익이 조금 늘어날까 기대하면서 다시 문을 열기로 했다”고 말했다.

7년째 수송동에서 호프집을 운영하고 있는 최모(43)씨는 ‘곤색점퍼 부대(곤색 작업복을 입은 GM차 직원들)’가 사라졌기 때문에 이 지역 상권이 어렵다고 말한다.

“그들은 한때 나운동과 영동 일대를 휩쓸면서 군산경제의 바로미터로 여겨져왔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술렁임은 온데간데없이 저녁 8시면 문 닫는 가게들이 즐비하다. 청소년들로 가득차 ‘군산의 객사거리’로 불려왔던 영동은 불황의 골로 현재는 유형화 되어 가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몇 년 간의 내수침체는 물론 글로벌 경기불황 등으로 군산 산단 내 기업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불황의 칼날을 피하지 못하고 상당수의 업체들이 소리 소문없이 사라지는가 하면 공장을 짓고도 가동을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산단 관계자는 “지난 2010년 89.9%에서 2014년 44.4%로 가동률이 반토막났다. 이는 일부 대기업의 가동률이 급락하면서 협력업체들이 일감부족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K대학교 S교수는 “도내 최대 산업단지인 군산 국가산업단지의 경우 두산 인프라코어, 타타대우 등 입주 대기업들이 인원 감축·조업 단축·긴축 재정 등을 단행하거나 예고하면서 1·2·3차 협력업체들까지 타격을 입었다”고 말했다,

이어 “타타대우의 경우 지난해까지만 해도 수출 비율이 40%대로 유지하면서 매월 1,000여 대의 버스, 트럭 등을 생산해 왔다. 하지만 최근 원유가 하락 여파로 중동 수출에서 차질을 빚게 됨에 따라 회사는 당장 비상 경영체제에 들어갔다. 올해 1월부터 전체 1,400여 명의 직원 가운데 생산 분야 900여 명의 직원 대상으로 돌아가면서 보름가량 휴무를 하는 이른바 단기 휴무제를 실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군산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산단 분위기가 좋지 않은 상황”이라며 “기나긴 경기 불황을 극복하기 위해 경제주체인 정부와 지자체, 기업 등의 조화와 노력이 필요할 때”라고 강조했다.

군산시 관계자는 “최근 기업들이 지속하는 경기침체 속에 수출 및 내수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는 한편 중국의 경기 둔화와 저유가 등으로 대외여건마저 불확실한 상황”이라며 “경기 활성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대안을 만들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군산=이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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