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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성(屬性) 바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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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성(屬性) 바꾸기
  • 전민일보
  • 승인 2015.06.16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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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현숙 세림약국 약사

 
대학병원 약제과에 근무하던 시절에 의약정보실 책임약사로 있었다. 의약정보실에서는 병원내의 의사나 간호사 또는 일반인들에게 의약품의 성분, 효능, 상호작용, 부작용 등 의약품의 제반사항에 대하여 정보를 제공하는 일을 한다. 또한 새로운 약을 원내에서 사용하려면 의약정보실에 신약(新藥)신청서라는 서류를 접수하고 의사와 약사가 참여하는 약사(藥事)위원회(Drug Committee)의 심사를 거쳐 통과하여야 그 약을 구입하여 원내에서 사용할 수 있다.

어느 날, 신약신청 서류 한 건이 의약정보실에 접수되었다. 1980년대 그 당시에는 처음 접해보는 성분의 약에 대한 서류였다. 그 약은 면역을 억제하는 효능을 가진 면역억제제(immunosuppressive agent, 免疫抑制劑)였다. 일반적으로 면역이라는 단어를 연상하면 질병을 예방하는 백신을 떠올리게 되고 예방접종을 하여 그 질병에 걸리지 않거나 약하게 지나가도록 한다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면역증강제도 아니고, 면역억제제라, 어디에 사용하는 약물일까? 제출한 서류와 문헌을 살펴보니 간이나 신장 등의 장기이식을 한 후 사용하는 약물이었다. 즉, 타인의 장기가 이식되었을 때 나타나는 거부반응을 억제시키는 약이다. 장기가 이식되어 혈관이 연결되고 혈액이 흐르면 림프구가 이식 장기의 세포와 접촉하고, 이식 장기의 세포를 죽이는 킬러세포나 항원을 기억하는 메모리세포가 생기며, 혈청 중에 항체로서의 면역글로불린도 생긴다. 장기 이식을 받은 인체가 이식된 장기 세포에 대하여 내 살이 아니라고 저항하는 텃세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식장기가 체내에서 한 몸이 되어야 자신의 생명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불문가지(不問可知)한 일이니 텃세를 멈추어야 하는데, 그 텃세를 멈추게 하는 약이 바로 면역억제제이다.

자신의 무분별한 방어 속성(屬性)을 억제해야 이식받은 장기와 한 몸이 되어 살 수 있다. 인터넷 사이트에 사진 등의 이미지를 올렸다가 다른 사이트로 옮길 때 이 속성이 바뀌지 않으면 이미지가 살아나지 않는다. 즉 사진이 보이지 않는다. 원래의 속성을 죽이고 이동된 사이트에서 원하는 속성으로 바뀌어야 누구든지 어느 PC에서나 볼 수 있는 이미지로 재탄생된다. 사진을 올렸는데 자신의 PC에서만 보이고 다른 PC에서는 보이지 않는다고 하는 경우에 그 사진의 속성을 살펴보면 원래 사이트의 속성이 그대로 존재해 있다.

예를 들어 처음에 다음(DAUM) 사이트에 올린 사진이었다면 사진의 파일 이름에 다음 사이트의 속성이 그대로 남아있다. 그러니까 다음사이트에서 가지고 있었던 속성을 현재 있는 사이트의 속성으로 바꾸어야 한다. 그 방법은 장기이식처럼 면역억제제를 투여할 필요는 없고 사진파일 이름을 바꿔서 올리면 된다.

간편하게 드레그하는 방법으로 복사하면 속성이 바뀌지 않는다. 번거롭지만 자신의 PC에 저장되어 있는 같은 사진을 불러서 다시 올리거나, 저장된 사진이 없으면 다른 이름으로 다시 한번 저장하여 올려야 한다. 이렇게 하여 올린 사진의 속성을 보게 되면 현재 사이트의 속성으로 바뀌어 있다. 서양에서 여자가 결혼을 하면 남편의 성으로 성이 바뀌듯이 속성이 바뀌는 새로운 가정이 탄생되게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결혼을 해도 여자의 성이 바뀌지 않지만 컴퓨터의 파일은 아무래도 서양스타일인가 보다. 하지만 우리나라처럼 성이 바뀌지 않더라도 성공적인 결혼생활을 하려면 남녀가 서로 결혼전의 속성을 억제하고 새로운 속성으로 거듭나야 원만한 결혼생활이 영위되리라 생각해본다. 사회생활이나 직장생활도 이와 다르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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