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철 조금은 시원해진 날씨에 산책을 하는 시민들이 늘면서 ‘은행나무’가 불청객 취급을 받고 있다.
열매도 함부로 줍지 못하는데다 밟기라도 하면 악취가 따라다니기 때문이다.
은행나무에서 나는 냄새로 괴로움을 호소하는 주민들의 민원도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심어진 은행나무가 시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실제 전주시 교동 한옥마을 인근에는 사람들이 은행을 피하려 차도로 걸어가거나 돌아서 지나가는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최락필씨(31·서울)는 “은행을 밟고 카페에 들어갔는데 냄새 때문에 사람들이 나만 바라보는 것 같았다”면서 “낯 뜨거워 자리를 피했다”고 말했다.
장사를 하는 상인들에게도 은행열매는 골칫거리였다.
전주시 서신동에서 장사를 하는 김모씨(30)는 “은행에서 나는 악취로 사람들이 가게를 잘 찾지 않는다”면서 “노점에서 장사하시는 분들도 손님이 확 줄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은행 때문에 장사에 피해를 보게 될 줄은 몰랐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가로변에 차를 주차하는 시민들도 은행이 떨어진 곳을 지날 때면 종일 악취가 따라다닌다고 하소연했다.
24일 전주시에 따르면 현재 전주시에 식재된 가로수 5만 5619그루 가운데 은행나무가 21.7%인 1만 2095그루를 차지하고 있다. 이 중 어린나무와 수나무를 제외한 2419그루에서 은행 열매를 맺는다.
전주시관계자는 “시민들이 악취와 미관저해, 불법채취 등으로 불편을 겪지 않도록 오는 29일부터 다음달 24일까지 하루 16명의 인원과 녹지차량(크레인 2대, 급수차 1대)을 투입해 열매를 채취할 것”이라며 “채취한 열매는 과육과 이물질, 부실열매를 제거 한 후 관내 사회복지시설에 11월 중에 무료로 제공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박상규기자
도로변 은행 악취로 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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