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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개방은 농민에 대한 사형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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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개방은 농민에 대한 사형선고
  • 박상규 기자
  • 승인 2014.07.29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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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 춘포면서 수확 앞둔 1200평 논 갈아 엎어
▲ 정부의 쌀 관세화 선언에 반대하는 전국농민회 전북도연맹 소속 농민들이 29일 오전 익산시 춘포면에서 수확을 얼마 앞두지 않은 1200여 평의 논을 갈아 엎고 있다. 박형민기자

“오장육부가 끊어지는 고통에 피눈물이 납니다”

29일 오전 찾은 익산시 춘포면 한 들판. 전국농민회총연맹 전북도연맹 소속 농민200여명은 투쟁가를 부르며 논을 응시했다. 수확을 앞둔 1200여 평의 논에 트랙터가 들어서자 봄부터 정성을 쏟아온 벼가 자라던 논은 순식간에 진흙밭으로 변했다.

이날 밭주인인 강원성씨(42)는 자신이 정성들여 키워온 벼를 트랙터를 몰고 직접 갈아엎었다. 강씨는 “부모님이 시작한 농사일을 이제는 내가 하고 있는데 정부가 농민을 지켜주지 못하고 각종 협약을 맺어 힘이든다”면서 “여기에 쌀 시장을 개방하는 것은 국가가 농민을 죽이는 격이 아니냐”며 쓰게 웃었다.

이들이 애지중지하던 논을 갈아엎는 이유는 정부가 대책 없이 쌀 시장 전면 개방을 위한 관세화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전농 전북도연맹은 이날 “정부는 농민의 간절함과 눈물어린 마음을 외면했다”면서 “식량주권을 지키기 위해 투쟁할 것이며 정부의 망국적 발언을 규탄 한다”고 전했다.

갈아엎어지는 논을 바라보는 농민들도 착잡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고등학교 졸업이후 35년째 농사를 지어왔다는 이한수씨(53)는 “벼만의 문제가아니라 농작물 전체의 문제”라며 “한번 생산기반이 무너지면 되살리기 어려울 것”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농촌에 어르신만 있고 젊은 사람이 없다보니 일은 많아지고 행사도 많아 많이 힘들다”고 덧붙였다.

익산시 춘포면에서 평생을 농사지어온 최보규씨(76)는 “쌀 시장이 개방되면 농사지어 헛것”이라며 “비료, 농약, 인건비, 기계 값 등을 제하면 남는 것이 없는데 어떻게 농사를 짓겠느냐”고 되물었다.

이웅의씨(49·익산농민회 사무국장)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협의에 나서 기존 관세화를 철회 하고 새로이 협정을 다시 해달라”면서 “정부는 농민단체와 협상 내용을 공유하고 함께 대책을 강구하자”고 주장했다.

이씨는 또 “농민단체와 농협, 행정기관이 TF팀을 구성해 향후 대책을 논의하고 정책을 마련하는 등 지자체도 역할을 다해달라”고 요구했다.

전농 전북도연맹 조상규 의장은 “전농이 계속 추구해온 것이 민족농업사수와 식량주권의 실현이었다”면서 “관세화 선언으로 농민의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입농산물이 우리 시장을 장악하면 농업을 지키고 있을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되겠느냐”며 “식량 주권이 달린 문제는 우리 농민이 아니라 국가가 나서서 해결해야 할 일이다”고 주장했다.

한편 농민들은 밭을 갈아엎으며 이동필 장관을 형상화한 허수아비에 불을 붙이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박상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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