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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조로움을 허락하는 최초의 마법 ‘플라스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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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조로움을 허락하는 최초의 마법 ‘플라스틱’
  • 전민일보
  • 승인 2024.04.30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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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조로움을 허락하는 최초의 마법같은 재료’ 프랑스 철학자 롤랑 바르트가 한 말이다. 플라스틱의 어원은 그리스어의 plastikos와 라틴어의 plasticus에서 유래하였으며, 이는 ‘성형할 수 있는, 거푸집으로 조형이 가능한’이라는 의미이다. 합성수지(resin)라는 용어와 흔히 혼용되어 사용하기도 한다.

플라스틱은 1907년 레오 배클랜드(Leo Baekeland)가 최초의 상업 용도의 페놀계 수지 배이크라이트(Bakelite)를 개발한 이후부터 플라스틱이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했다.

단단하면서도 가볍지만 가공이 쉽고, 저렴한 생산이 가능한 플라스틱시대가 시작됐다.

플라스틱은 석유 화학의 발전과 함께 다양한 합성 고분자들이 개발되었으며 금속, 석재, 나무, 가죽, 유리 등의 고전적인 재료를 빠르게 대체하였다.

1930년에는 폴리에틸렌과 나일론개발되었고, 2차 세계대전에서 폴리에틸렌은 레이더의 소재로 나일론은 낙하산 소재로 사용되면서 전쟁기간 동안 플라스틱 생산 설비가 군수 산업의 영향으로 증가하게 되었다.

하지만 전쟁이 끝난 후에 플라스틱공장들은 “플라스틱을 사람들에게 소비하게 해야 하겠다”라면서 플라스틱 일회용품이 등장하게 되었다. 196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일회용품 시대가 열렸고 플라스틱 병, 비닐봉투를 시작으로 일회용컵을 활용한 테이크아웃 커피전문점 매장이 들어섰다. 이후 1973년부터 패트병이 생산되면서 플라스틱 제품은 점점 늘어났다.

플라스틱은 석유 정제 과정에서 나프타 부산물이 나오는데 이를 분해해서 다시 합성해 펠릿을 쌀알 크기로 만들어진다. 그래서 ‘산업의 쌀’이라고도 불린다. 이 펠릿을 녹여서 첨가물을 더해 다양한 색깔과 모양의 플라스틱을 만든다. 플라스틱은 유리나 금속과 다르게 몇백도의 조건에서 녹으며 적은 비용으로 원하는 모양을 만들 수가 있어, 소비량과 사용도가 지속적으로 확대되었다.

2019년 기준으로 전 세계 연간 사용량은 4억6천만 톤. 우리나라의 경우 2020년 기준 한 해 동안 7만4319톤을 소비했다. 이는 페트병을 일렬로 세우면 지구에서 달까지 거리의 약 1.5배에 해당한다.

우리나라 플라스틱 소비량은 세계 최고 수준에 이르며 대한민국 국민 1인당 연간 일회용품 플라스틱 소비량을 보면 44kg 소비한다고 한다. 호주와 미국 다음으로 많은 양이다. 특히 페트병, 비닐봉투, 플라스틱 컵이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으며, 코로나 이후 배달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1회용품 수요가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선거도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6월 국회입법조사처의 발표에 따르면 2018년부터 최근 5년간 5번의 선거에서 폐현수막이 총 1만3985톤이 발생했다고 분석됐다. 지난 2022년 제8회 전국 동시지방선거에서만 1557톤 정도에 달하는 약 260만 장의 현수막이 수거되었다고 한다. 21대 국회에서는 선거운동을 위해 현수막을 만들 경우 재활용이 쉬운 재질과 구조로 제작하도록 규정하는 공직선거법 일부개정안이 발의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 법안은 2021년 7월 발의된 뒤 2년 넘게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이제는 선거홍보 방식이 바뀌어야 한다.

플라스틱은 분해되어서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작은 조각으로 쪼개진다. 쪼개진 미세플라스틱이 지구를 덮게 되고 미세플라스틱이 수많은 동·식물들을 거쳐서 사람들에게 다시 돌아오게 된다. 이 미세플라스틱은 사람의 소화 기관을 통해 혈관, 림프계, 간에서 발견될 수 있으며, 심지어 엄마 탯줄을 통해서 태아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 우리의 몸에 미세플라스틱이 쌓이고 있다. 앞으로 태어날 아이들의 밝은 미래를 위해서라도 모두가 플라스틱 사용을 조금씩 줄여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백영규 전북광역자활센터장

※본 칼럼은 <전민일보>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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