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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머핀에 달콤한 사랑 담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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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머핀에 달콤한 사랑 담았죠"
  • 김병진
  • 승인 2013.02.14 23: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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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십자사 발렌타인데이에 첫 도입 볼렌티어 데이

 

“착한 발렌타인데이, 볼런티어데이(Volunteer Day)가 정답이죠.”


봄을 재촉하는 따뜻한 날씨에 두꺼운 외투가 조금은 덥게 느껴졌던 14일 오후. 전주시 장동 대한적십자사 전북지사 1층 사랑의 빵 나눔터 실습실이 고소한 향기가 가득했다.


한기가 감돌던 실습실 공기는 20대 연인 10쌍이 한 커플씩 들어올 때마다 조금씩 훈훈해졌다.

 

이들 모두 전북적십자사가 올해 밸런타인데이에 처음 시도한 ‘볼런티어데이(Volunteer Day) 제빵봉사 데이트’에 참여하러 온 커플들이다. 제빵봉사 데이트는 참가 커플들이 일일 제빵사가 돼 직접 만든 머핀과 쿠키, 빵을 소외계층에게 직접 배달하는 행사다.


빨간색 앞치마를 두르고 흰색 조리 모자를 눌러 쓴 참가자들이 연인 손을 붙잡고 조리대 주위에 빙 둘러서자 본격적인 빵 만들기가 시작됐다. 제빵 강사인 정진석(34)씨의 설명대로 달걀 노른자 분리, 버터 자르기 등을 한 단계씩 따라 하는 이들의 손놀림은 서툴러도 표정만큼은 밝았다.


사귄 지 200일 조금 넘었다는 최형락(21·전북대)·김단비(21·전북대)씨 커플은 “기억에 남을 이벤트를 생각하다 참여하게 됐다”며 “특별한 날 우리만 좋고 말기보다는 다른 사람들도 함께 기쁘면 더 즐겁다”고 웃음 지었다.


이들은 초코머핀을 만들기 위해 버터를 녹이고, 소금과 설탕으로 밑간을 했다. 이어 달걀을 넣고 고운 크림 상태가 될 때 까지 저어 주는 일.

 

팔 빠지게 반죽을 저어 대는 남자친구들의 이마에는 어느새 송골송골 땀이 맺혔다. 그런 모습을 안타깝게 바라보는 여자 친구들은 땀을 닦아주고, 어깨 등을 주물러 주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오븐에서 나온 머핀을 생크림으로 장식하는 시간. “힘주지 말고 살짝 쥐어 주세요” 연인들의 두 손이 ‘짤주머니’(크림을 넣고 짜는 백)를 감싸자 수줍음에 여자친구의 뺨이 붉게 달아오르기도 했다.


특히 이날 방학을 맞아 특별한 추억을 만들려고 온 고등학생 커플도 눈에 띄었다. 김지호(18·신흥고)·이은진(18) 학생은 “보통 친구들이 하는 데이트도 좋지만 이건 친구와 추억도 쌓고 거기에 봉사까지 할 수 있으니 더 의미 있다”며 “다른 연인 친구들도 관심 갖고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들이 이날 만든 초코머핀은 모두 120개에 달했다. 따뜻한 사랑의 머핀은 빨간색과 흰색 상자에 담겨 동산동지역아동센터에 배달돼 아이들의 맛있는 간식이 됐다.


적십자사 전북지사 이승주 홍보담당은 “밸런타인데이가 상업성으로 얼룩진 정체불명의 행사로 변하는 게 안타까웠다”며 “조손가정과 저소득층 아동, 독거노인을 도우면서 연인끼리만 아니라 다른 모든 사람이 서로 사랑을 주고받는 날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병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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